크나큰, 미니앨범 `어웨이크` 발표<BR>美 아이튠스 K팝 차트 1위 `눈길`
지난 3월 가요계에 이색적인 이름의 그룹이 등장했다.
크나큰. `크나큰 사람이 되라`는 뜻과 `K팝을 노크한다`(K-pop kNocK)는 중의적인 의미라는데 보이그룹의 팀명치고는 코믹해 쉽게 각인됐다.
최근 두 번째 앨범 `어웨이크`(AWAKE)를 발표한 멤버들은 “데뷔 싱글로는 팀명을 알리는 게 목표였는데 특이해선지 대중이 많이 기억해주시더라”고 했다.
3개월 만에 새 앨범을 내고 최근 서울 종로구 수송동에서 인터뷰한 멤버들은 “우린 연습생 생활이 길어 바로 대박 날 것이란 생각은 안 했다”며 “기사에 `무플`만 아니면 좋겠다고 할 정도로 가요계가 만만치 않다는 현실감이 있었다. 그래도 데뷔 싱글로 꽤 괜찮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고 자평했다.
실제 다섯 멤버의 연습생 기간을 모두 합하면 20년이 넘는다.
승준(23)은 빅히트와 JYP엔터테인먼트를 거쳐 지금의 YNB엔터테인먼트에서 데뷔할 때까지 연습생 기간만 5년 반을 보냈다.
그는 “국어 교사나 비행기 승무원이 되는 게 꿈이었다”며 “길거리 캐스팅됐을 때 아버지가 도전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하셔서 시작했다. JYP 시절 트와이스, 갓세븐과 함께 연습생 생활을 해 데뷔가 늦었지만 지금은 내 꿈을 제대로 찾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YNB에 승준이와 같은 날 들어온 유진(23)도 TS엔터테인먼트에서 연습생 생활을 하며 총 3년 2개월을 트레이닝 받았다. TS 시절 비에이피와 함께 데뷔를 준비해 지금도 친분이 두텁다.
인성(22)은 승준과 빅히트에서 연습생 생활을 하다가 같은 날 나왔고 FNC엔터테인먼트를 거쳐 5년간 연습생으로 지냈다. 역시 2011년부터 FNC에서 기타 겸 보컬로 밴드를 준비한 희준(20)은 5년, 내가네트워크 등을 거친 리더 지훈(21)은 3년 반의 시간을 절치부심했다.
함께 연습하던 친구들이 앞질러가는 모습을 보고, 10대를 춤과 노래 연습에 쏟아붓고서야 데뷔한 이들은 마음고생도 했지만 그만큼 의지가 단단했다.
승준은 “잘된 친구들을 보면서 안 부러웠다고 하면 거짓말”이라며 “하지만 같이연습한 친구들이 잘되는 게 신기했고 우리도 잘 되고 싶은 욕심이 커지더라”고 웃어보였다.
축구 선수가 꿈이어서 8년간 공을 찼다는 희준도 “초등학교 2학년부터 중 3때까지 유망주였다”며 “정강이 부상 이후 벤치에 앉아있는 시간이 길어졌는데 그때 싸이월드 쪽지로 오디션 제안을 받았다. 누나도 드라마 작가여서 아버지가 연예계로 진로를 바꾸는데 꽤 긍정적이셨다. 이 분야에서 꿈을 제대로 이루고 싶다”고 말했다.
유진 역시 충북체고에서 400m 단거리 선수였다. “육상이 적성에 맞지 않았어요. 중3 때 학교 축제에서 춤을 췄는데 너무 재미있어 춤을 배우려 했지만 경제적으로 힘들었죠. 그때부터 패스트푸드점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해 번 돈으로 보컬 학원을 다녔어요. 학원에 다니다가 운 좋게 기획사에 캐스팅됐는데 제 의지로 개척한 꿈이니 작곡 공부도 하며 제대로 이뤄가고 싶어요.”
이번 앨범에서 멤버들은 비스트의 히트곡을 만든 작곡가 김태주와 손잡고 멜로디 라인이 강한 음악을 선보였다.
타이틀곡 `백 어게인`(BACK AGAIN)은 감미로운 피아노 선율로 시작해 후반부로 갈수록 감정이 고조되는, 기승전결이 뚜렷한 댄스곡이다. 멤버들은 하모니를 선보이며 가창력을 자랑했다. `노력해볼게` 역시 이별의 아픔을 담은 가사가 몽환적인 파아노 사운드에 담긴 알앤비(R&B) 곡으로 보컬 역량을 확인시켜 주는 곡이다.
이 앨범은 신인으로는 이례적으로 미국 아이튠스의 K팝 앨범차트 1위를 차지했다. 또 `백 어게인`은 `톱 송` 차트 8위, K팝 뮤직비디오 차트 3위에 오르는 저력을보여 상승세를 탈 신인으로 눈도장을 찍었다.
네이버 V앱 등을 통해 일상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며 소통하는 멤버들은 “팬카페 회원수가 지금은 5천명이지만 이번 활동이 끝날 때는 1만명이 되는 게 목표”라고밝혔다.
또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이전에는 팀명이 웃겨서, 안무가 독특해서 각인됐다면 이번에는 `멋있고 발전했다`는 얘기를 듣고싶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