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계절의 여왕이라고 한다. 5월은 정말 싱그럽다. 특히 캠퍼스는 5월에 들뜬다. 초록색 잔디의 캠퍼스엔 대학축제가 젊음을 부른다. 각 캠퍼스마다 대학축제로 가슴이 들뜬다.
그런데 대학축제, 이대로 좋을까?
이런 의문을 갖는 건 비단 필자만은 아닐 것이다. 축제가 그 본래의 목적인 `대학생의 순수와 낭만의 장`이란 본래 취지가 퇴색해 가고 있다.
얼마 전에 대학축제 사진이 논란이 된 적이 있다. 대학축제 가수공연에 학생회 간부들이 일명 VIP석에 앉아 공연을 관람하고, 해병대 복장의 사람들이 마치 콘서트장처럼 통제하는 모습이 촬영됐기 때문이다. 대학의 축제는 가수 공연장으로 변해 가고 있다. 유명 가수들의 콘서트장과 다를 바가 없다. 어떤 경우는 대학축제 표가 동이 나 구하지 못한 사람을 위한 `암표`까지도 등장하기도 했다고 한다.
학생회장이나 학생회는 유명가수를 부르지 못하면 무능하다고 비난 당하기에 학생회는 유명가수 초청에 사활을 건다고 한다. 비용도 엄청나다. 축제에 들어가는 비용의 반 이상을 유명가수 초청비로 사용한다고 하고 그 액수는 수천만 원, 때론 1억이 넘기도 한다고 한다.
모 대학에서는 연예인 섭외비용으로는 5천만원을 지출하고 막상 주인공인 학생 동아리 공연이나 전시회에는 그 10분의 1인 500만원을 지원했다고 한다. 거의 90%의 비용을 연예인 초청에 사용한 것이다. 대학 축제에서 가장 많이 지출되는 비용은 학생 지원비가 아니라 연예인을 모셔오는 섭외비가 되고 있다.
대학 축제가 학생들의 순수한 낭만을 발산하고 서로간의 화합을 위한 시간과 공간인지 그저 아이돌 가수를 보기 위한 콘서트인지 분간이 안된다.
이 뿐만 아니라 주요행사인 학과별 또는 단과대학별 술집 운영도 문제가 되고 있다. 대학축제의 주점들이 이상한 이름을 사용하여 주점 이름이나 메뉴이름을 만드는 것이 문제가 된 건 하루 이틀 문제가 아니다. 살인자 이름이나 동료친구나 그룹들을 비하하는 이름을 정하여 물의를 빚기도 한다.
거금을 지불한 연예인의 공연을 보면서 술을 마시는 것이 축제의 전형적인 모습이 되어 가고 있다.
60~70년대 과거 순수했던 대학축제가 기억된다. 정치적으로 힘들던 시절이긴 하지만 당시 대학축제는 각 학과별 체육대회가 주축을 이루고 사랑하는 연인들이나 친구들에게 캠퍼스를 소개하고 함께 즐기는 그런 축제였다. 학생들 중 기타를 잘 치는 친구들이 단상에 올라가 노래를 부르는 것을 함께 즐기며 노래 자랑을 하고, 게임을 즐기고 간단한 민속춤을 추며 하루를 보내곤 했다.
같이 올 연인이 없는 친구들을 위해 누이동생을 소개해 주거나 아니면 여대 학생들과 미팅을 하기도 했다.
약속된 연인이 나타나지 않아 혼자서 축제를 와 눈물짓던 친구의 모습도 이젠 즐거운 추억으로 남아 있다.
마지막 날 축포를 터뜨리며 불꽃놀이를 하는데 그 비용이 가장 많이 들어가는 것이 보통의 관례였다.
시대에 따라 모든 것이 변하는 건 어쩔수 없을 것이다. 그러기에 학생들의 축제의 모습이 바뀌는 건 이해할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의 대학축제의 모습은 아닌 것 같다. 좀더 학생다운 학문, 순수, 사랑, 화합 이런 주제가 생각나는 축제의 모습은 볼 수 없을까?
대학시절 20대에 순수를 배양할 수 없다면 그 기회는 다시 안 올 수도 있다.
대학축제, 이대로 좋은가? 한번 정말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