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동뮤지션 앨범 `사춘기 상권` 발표<bR>하권도 거의 완성… 올해 안에 나와
“오빠가 생각이 많은 스타일이라 생각이 정리되기 전까지 말을 안 해요. 아빠가 `왜 그랬냐`고 추궁해도 오빠가 아무 말도 안 하니까 `반항하는구나` 오해하고 아빠랑 충돌도 있어서 저는 말리느라 고래 다툼에 새우등 터졌죠. (웃음)” (수현)
11일 서울 마포구 희우정로 YG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만난 악동뮤지션이 자신들의 사춘기에 대한 기억을 솔직히 털어놓았다.
악동뮤지션은 스무 살 오빠 이찬혁과 열일곱 살의 여동생 이수현으로 구성된 친남매 듀오로 지난 2012년 SBS 오디션 프로그램 `K팝스타2`를 통해 데뷔했다.
동생 수현은 이어 “저는 딱히 반항한 적도 없고 조용히 보냈다고 생각했는데 `중2병`이라고 할까? 좀 겉멋이 들고 그런 게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같이 일하는 분들한테 뭐랄까 겸손하지 못한 때가 있었나 보다. 오빠가 그걸 알아채서 잔소리했는데 그게 지나고 나니까 다 맞는 말 같다”고 다시 오빠를 추어올렸다.
악동뮤지션은 지난 4일 새 앨범 `사춘기(思春記) 상(上)권`을 발표하며 가요계로 컴백했다. 이미 새 앨범은 음원차트 1위를 `올킬` 했고, 수록곡들도 차트 10위권에 `줄 서기`를 했다.
“1집 앨범 냈을 때 굉장히 아이 같고 어린 모습들만 보여드려 이번 `사춘기`에서는 좀 더 어른스러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어른이 되어가는 중간 단계를 보여드리고 싶어서 `사춘기`라는 제목을 지었습니다.” (찬혁)
찬혁은 또 “그런데 많은 분이 아직 아이 같은 모습을 기대하고 그런 음악을 듣고 싶어 해서 어른스러운 모습보다는 아이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세상을 노래로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악동뮤지션은 그동안 찬혁이 직접 쓴 다양한 자작곡으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다리 꼬지마`, `매력 있어` 등 관찰력과 표현력이 돋보이는 톡톡 튀는 곡들로 팬들을 사로잡았다.
10대만의 세상을 보는 눈, 특유의 관찰력과 기발한 표현력은 이번 앨범 수록곡 `사람들이 움직이는 게`에서도 빛을 발한다. `사람들이 움직이는 게`는 사람들의 일상적인 움직임 속에 꼬리에 꼬리를 무는 호기심에 대해 노래한 곡으로 악동뮤지션다운 기발한 발상과 순수한 매력이 물씬 풍긴다.
찬혁은 “1집 무대에 설 때 아쉬웠던 것은 노래 가운데 아주 신나는 곡이 없었다는 점”이라며 “이번에 무대에 올라가면 사람들이 함께 뛸 수 있는 곡을 만들자고 해서 만든 곡”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아이다움만이 악동뮤지션이 지닌 매력의 전부가 아니다. 풋풋함과 상큼함을 유지하면서도 `사춘기`라는 앨범명처럼 악동뮤지션의 고민과 사색이, 그리고 한층 성숙한 매력이 돋보인다. 이번 음반 콘셉트인 `사춘기`는 질풍노도의 시기가 아닌, `생각에 봄이 오는 시기`, `생각의 사춘기`라는 의미로 사용됐다.
더블 타이틀곡 `리-바이`(RE-BYE)는 반복되는 크고 작은 이별 속에서 상처받고 싶지 않은 마음을 표현한 노래다. 감각적인 재즈 팝으로 중독성 있는 후렴구가 돋보이는 곡으로 `사람들이 움직이는 게`와는 상반된 매력을 발산한다.
이 밖에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싶어하는 남녀의 설렘을 사랑스럽게 표현한 `새삼스럽게 왜`, 지쳐 있는 이들에게 용기를 주는 노래인 `초록창가`, 작고 소소한 일상에 대한 감사를 표현한 `사소한 것에서`, 사람들 사이에서 문득 혼자 다르다는 것을 느낄 때의 공허하고 쓸쓸한 감정에 대해 노래한 `주변인` 등 대중적이고 보편적인 감성을 다룬 노래들을 앨범에 담았다.
찬혁은 `주변인`의 가사에 `외계인`이란 단어가 들어가게 된 사연도 밝혔다.
“`외계인`이란 말은 사춘기 때 아버지가 제게 한 말이에요. `넌 어느 도대체 별에서 왔냐. 무슨 생각으로 사냐`고. (웃음) 그땐 그 말이 싫었죠. 저도 아빠 아들이고 이해해주길 바랐는데…. 그 심정을 담아 작사하게 됐죠.” 이어 찬혁은 “아버지께서 녹음 작업 전에 기타로 만든 `주변인`을 들어보시곤 “그때 찬혁이 생각이 그랬구나. 말은 안 했지만 그게 진심이었구나”라고 저를 이해하게 된 것 같다”며 “제 마음을 다 말하는 편이 아닌데 노래로서 전달하는 게 좋다”고 웃어 보였다.
아울러 `사춘기 하권`에 대한 계획도 밝혔다. 찬혁은 “지금 하권도 거의 다 완성된 상태인데 상권이 나오고 나서 피드백을 반영해 수정·보완할 생각”이라며 “스포일러를 드리자면 발라드가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수현은 또 “하권은 올해 안에 나온다”고 덧붙였다.
찬혁은 자신이 음악에 대해 갖는 생각도 드러냈다. “저는 음악보다 메시지가 더중요해요. 만약 제가 그림을 그리거나 글을 썼다면 그걸로 메시지를 줬을 거에요. 건방지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저는 꿈이 음악이 아니라 메시지에요. 음악은 하나의 매개체이자 통로라고 생각해요.”
수현은 악동뮤지션의 메시지는 힐링과 공감이라고 덧붙였다. 수현은 “1집부터 힐링과 공감을 가장 중요시했다”며 “공감만큼 위로가 되는 게 없다. 다양한 연령층에 공감으로 위로하고 격려하고 힘든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노래를 하고싶다”고 바람을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