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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당 7차 대회의 주요 관점

등록일 2016-05-09 02:01 게재일 2016-05-0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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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한동<br /><br />경북대 명예교수·정치학
▲ 배한동 경북대 명예교수·정치학

지난 6일부터 북한 노동당의 7차 당 대회가 평양에서 개최되었다. 김일성 생시인 1980년 6차 당 대회 이후 36년 만에 개최되는 당 대회에 세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20여 개국 외신 기자들은 초청되었지만 중국의 당대표마저 대회에 참석지 않았다. 전국에서 선발된 3천467명 당 대표들은 4·25 문회회관으로 모여 들었다. 당원 1천명당 대표 1인을 선정한다니 노동당원은 약 300만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물론 여기에는 우리의 국회의원에 해당되는 687명의 대의원도 포함된다. 이들에게는 42인치 평면형 TV가 선물로 전달된다는 보도도 있었다.

북한 노동당 당규에는 당 대회 개최 시기를 5년으로 정하였지만 사정에 따라 연기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김정일 시대(1994~2011년) 17년간 당 대회는 한 번도 개최되지 않았다. 김일성 사후 식량사정의 악화와 `고난의 행군`, 핵개발과 원자력 기구의 탈퇴, 6자회담과 2차례의 남북정상회담 등 급박한 내외 사정은 당 대회를 연기할 수밖에 없었다.

권력 승계 4년째인 김정은이 급하게 당 대회를 소집한 배경을 살펴볼 필요성이 있다. 김정은이 7차 당 대회를 개최한 배경은 자신의 권력기반을 다시 확고히 하려는 의도가 강하다. 권력의지가 강한 김정은은 2011년 12월 17일 김정일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최고 통치자의 자리를 승계하였다. 갑자기 북한 수령이 된 그가 집권 초기 일천한 통치 경륜으로 자신의 권위를 확립하기가 무척 어려웠던 것은 사실이다. 그 과정에서 그는 현영철 등 군부 측근을 숙청하고 고모부 장성택마저 공개적으로 제거하였다. 그는 결국 선군정치의 기치 아래 군부 강경충성파를 핵심 측근으로 기용하였다. 그는 이번 당 대회를 통해 자신의 그간의 업적을 과시하면서 새로운 `김정은 시대`를 선포하려는 의도가 강했던 것이다.

노동당 당 대회는 원칙적으로 당 사업 결산, 당 노선과 전략전술에 관한 기본 결정, 당 중앙위원 선출, 당 규약 개정 권한을 가지고 있다. 그에 따라 이번 당 대회에서는 김정은 제1비서는 당의 노선을 재천명할 가능성이 높다. 김정은은 선대의 선군정치를 계승하면서 핵·경제 병진 노선을 재확인 할 것이다. 김정은이 당 사업 보고에서 수소폭탄 실험과 미사일발사 성공을 언급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한편 김정은은 북한 인민을 위한 경제노선을 역설할 가능성도 높다. 서구생활을 경험한 그는 북한 민생의 후진성을 잘 알고 있지만 이를 개선할 방도를 마련할 수 없는 데 애로가 있다. 그가 과감한 개혁·개방 정책을 추진해야 하는데 이를 강행할 수 없는 여건이 북한의 현실이다.

북한 당국은 이번 당 대회를 통해 당 지도층의 세대교체를 단행할 가능성도 높다. 김정은의 핵심 간부들은 대부분 60~70대 고령 간부들이다. 이들은 대부분 당의 이념과 수령에 대한 충성만을 절대시하는 이데올로그들이다. 북한은 경제회생을 위해서는 전문가 그룹인 테크노크라트(technocrat)에로의 세대교체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김정은은 현실적으로 정권의 안정을 위해서는 개혁·개방 보다는 오직 수령에 대한 충성으로 권력의 안정성을 보장 받기를 원한다. 이번 당 대회에서 당간부의 세대교체가 어느 정도 이루어질지도 우리가 유심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당 대회 이후에도 김정은 체제는 핵과 경제의 병진 노선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상황에서 북한 당국은 대외의 제재와 압박에서 벗어날 수는 없을 것이다. 미국은 북한의 핵을 앞세운 협상은 수용하지 않을 전망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북한은 중국식 개혁·개방 방식도 선택할 수 없을 것이다. 북한의 내외적 위기 상황이 북한 체제의 자체 붕괴설이나 쿠데타설의 배경이 되고 있다. 물론 `선군 조선의 태양`으로 추대된 김정은이 대화와 협상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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