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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해병 자주포 추락 2명 사망 5명 부상

안찬규기자
등록일 2016-04-26 02:01 게재일 2016-04-26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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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전에도 같은 장소서 해병대원 6명 사상<BR>훈련장 이동하다 도로 옆 5m 아래로 떨어져<BR>전역병 “지형 험해 조금만 실수해도 큰 사고”<BR>軍·市, 도로선형 안고쳐 재발방지 책임 논란
▲ 25일 오전 10시 15분께 포항 해병대 1사단 소속 자주포가 야외전술훈련을 위해 훈련장으로 이동하다 도로 옆으로 떨어져 2명이 숨지고 5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군 구난전차가 위장막을 씌운 사고 자주포를 견인하고 있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포항 해병대1사단 소속 자주포가 야외전술훈련을 위해 훈련장으로 이동하다 도로 옆으로 떨어져 2명이 숨지고 5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가 발생한 포항시 남구 오천읍 길등재는 9년 전인 지난 2007년에도 같은 사고로 해병대원 1명의 목숨을 앗아간 것으로 드러나 군과 포항시가 도로 선형 개선 등 사고 재발 방지 대책을 소홀히 했다는 책임 논란이 일고 있다.

더욱이 과거 인원이 부족할 때 일·이병이 조종을 하기도 했다는 전역병들의 진술도 확인돼 군 당국의 철저한 사실 규명이 요구되고 있다.

25일 해병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15분께 길등재 내리막 커브길에서 K-55 자주포가 도로 옆 5m 아래로 추락했다.

이 사고로 자주포 포탑에 타고 있던 포 반장 문모(21) 하사와 사수 김모(22) 상병이 숨졌다. 이들은 자주포가 도로 옆 낭떠러지로 떨어지면서 튕겨나가거나 차체 밑에 깔렸다. 김 상병은 그 자리에서 숨졌고, 문 하사는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사망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사고가 난 자주포에는 총 7명의 해병대원이 타고 있었으나 다행히 포 내부에 탑승한 5명은 크게 다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해병대는 훈련을 위해 자주포 18대가 훈련장으로 이동하던 중 1대가 비포장 내리막길 끝 부분의 커브길을 돌다가 중심을 잃고 추락한 것으로 보고 자세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사고가 발생한 길등재는 급경사와 도로 옆 낭떠러지 등 지형이 험악해 군장비 운전자들로부터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는 구간이다.

지난 2014년 5월 해병대를 전역한 서모(24)씨는 “상륙장갑차를 운전하며 길등재를 몇번 지나봤는데, 조금만 실수해도 큰 사고로 이어질 만큼 지형이 험악했다”면서 “찰리(보조)로 1년 정도 운전법을 배웠는데도, 길등재를 지날 때는 손이 땀으로 흥건해질 만큼긴장이 많이 됐다”고 현장 상황을 설명했다.

해병대 현역으로 K-55 자주포를 몰았던 김모(26)씨는 “장비운용 인원이 부족할 때는 경험이 부족한 일·이병들이 자주포를 운전하는 경우도 생기는데, 도로의 상황이 너무 좋지 않다”면서 “길등재의 오르막길 부분은 아스팔트 포장공사가 돼 있지만, 장기천으로 내려가는 길은 비포장이어서 가뜩이나 조양(핸들조작)이 힘든 자주포를 운행하는데 애로가 많았다”고 말했다.

길등재에서는 지난 2007년에도 사격장으로 이동하던 해병대 K-55 자주포가 전복돼 김모(당시 22세) 일병이 숨지고 5명이 중경상을 입은 바 있다.

/안찬규기자 ack@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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