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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실의 엄청난 업적 알게 됐죠”

연합뉴스
등록일 2016-04-01 02:01 게재일 2016-04-01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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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일국 KBS1 `장영실`서 열연

“제가 집에 공구 박스만 3개거든요. 감독님이 의외로 기계치셨는데 제가 기계를 잘 아는 걸 굉장히 좋아하셨어요. 장영실의 발명품이 워낙 정교해서 설계도대로 복원해도 잘 작동이 안 됐는데 제가 만지면 작동하는 경우도 있었다니까요. 하하”

왕이나 장군 역할로 사극에 등장하던 송일국(45)은 최근 종영한 KBS 1TV 대하드라마 `장영실`에서 조선 최고의 과학자 장영실 역을 맡았다.

앞서 KBS 2TV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세쌍둥이 아들 대한·민국·만세와 함께 출연하면서 과거에 비해 부드럽고 친근한 이미지가 더해진 덕이다.

송일국은 30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가진 장영실 종영 인터뷰에서 “장영실 역은 저에게도 조금 의외였다”며 “감독님도 처음에는 저를 생각도 안 하고 계시다가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보고 캐스팅하게 됐다고 하시더라”고 말했다.

사극 자체는 낯설지 않지만 주로 선 굵은 역할을 해왔기에 노비에서 출발하는 장영실 역은 그에게도 도전이었다.

그는 “우선 목소리 톤도 달라야 했고 굽신거리는 장면이 많다 보니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다”며 “촬영 전에 왕 역할 톤으로 소리를 지르며 리허설하고 촬영에 들어가면 다 내려놓고 했다”며 웃었다.

곤장도 맞고 교수형 위기에도 처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는 장영실의 삶을 그렸지만, 그는 “사극치고는 짧기도 했고 한 인물에게 한 번에 많은 분량이 쏠리고 그 다음에는 좀 쉬게 되는 대본의 스타일상 체력적으로 힘들지는 않았다”며 “다만 대사가너무 어려워서 외국어를 외우는 기분이었다”고 울상을 짓기도 했다.

특별출연을 하기도 했던 `삼둥이`의 반응을 묻자 “제가 평소에 너무 짓궂게 놀아줘서인지 아빠가 맞는 장면을 보고 슬퍼하기는커녕 좋아하더라”고 답하며 껄껄 웃었다.

“촬영하면서 많이 안타까웠어요. 사실 이 드라마를 하기 전에는 이렇게까지 엄청난 업적을 만드신 분인지 몰랐는데 촬영을 하면서 그 위대함을 알았어요. 한 다섯세기만 늦게, 지금 태어나셨다면 `과학 한국`을 만들고 빛내셨을 텐데 하는 생각에 안타까웠죠.”

그는 장영실의 작품을 전시해놓은 박물관을 언급하며 “직접 보면 그 직관성과 천재성에 놀라게 된다. 꼭 한번 가보시라”고 말하기도 했다.

`장영실`에서 호흡을 맞춘 태종 역의 김영철에 대해선 “예전 드라마(야인시대)에서 외조부(김두환) 역을 맡으셨던 인연이 있어서인지 정말 잘 챙겨주셨다”며 “현장에서 조상 득을 크게 본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사극에 처음 출연한 이지훈(장희제 역)이 사극에 적응하기 힘들어하자 어머니인 김을동 새누리당 최고위원에게 부탁해 `족집게 과외`를 받도록 했다는 일화도 전했다.

“많이들 모르시지만, 예전에 어머니가 `연기 족집게 과외 선생님`이셨거든요.

유동근, 전광렬, 박상원 선배 등을 가르치기도 하시고요. 그 덕에 유동근 선배님과는 인연을 이어가면서 `멘토`처럼 됐어요. 배우라는 직업도 유동근 선배님으로부터 `내가 네 얼굴이면 배우한다`라는 말을 듣고 혹해서 공채 시험을 봐서 붙으면서 하게 된거고요. `슈퍼맨이 돌아왔다` 출연을 결정할 때도 조언을 구했었죠.”

과거 송일국은 독도 수영으로 일본의 심기를 건드려 드라마 방영 일정이 연기되고 정부 관료가 “앞으로 일본에 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하는 등 껄끄러운 관계가 되기도 했지만 `장영실`은 사극으로는 꽤 높은 가격으로 일본에 수출됐다.

송일국은 “일본과의 관계 때문에 저의 캐스팅을 반대한 분도 있었다고 들었는데 차질없이 수출돼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며 씁쓸하게 웃었다.

사진이 취미로 알려진 그는 “골프대신 폴로를 한다”며 “4명이 한팀이라 삼둥이가 좀 더 크면 아이들과 한 팀으로 경기했으면 좋겠다는 꿈이 있다”고 다정한 아빠로서의 면모를 내비치기도 했다.

1인 기획사로 활동하다 `장영실` 출연 확정 직후 대형 기획사로 적을 옮긴 그는 “혼자 하기 너무 힘들었는데 왜 진작 안 옮겼을까 후회한다”며 웃더니 소속사 직원에게 “(스케줄) 많이 좀 잡아주세요”라고 농담 같은 진담을 던졌다.

“사실 아이들 키우는 데 정말 돈이 많이 들어요. 사극이든 현대극이든 코믹한 것이든 들어온다면 다 하려고요. 이제는 이것저것 가릴 때가 아니라니까요. (웃음)”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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