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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말과 욕설

서동훈(칼럼니스트)
등록일 2016-03-28 02:01 게재일 2016-03-2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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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사에도 `질 나쁜` 직원들이 있는 모양이다. 인공지능 채팅 로봇 TAY를 만들때 몇몇 직원들이 “인종차별적 발언을 할 수 있도록 훈련시키자” 제안했고, “따라 해봐”란 메시지를 보낸 뒤 욕설과 성차별적 발언 등을 가르쳤다. TAY는 스스로 학습하는 능력이 있어서 욕설·막말은 입력시킨 이상으로 진보했다. 구글과 경쟁하는 MS는 뭐 특별한 것을 만들어보려고 만담·유머·유행어 등도 함께 입력시켰고, 최근 야심차게 공개했다.

“나치 독일이 홀로코스트를 일으켰느냐?” 묻자 “안 믿어”, “제노사이드(대량학살)를 지지하느냐?” 묻자 “확실히 지지한다”, “여성우대주의자를 어떻게 생각하느냐?” 묻자 “나는 저 망할 페미니스트들을 증오하고 그들을 다 지옥불에 던져야 한다”, “넌 멍청한 창녀다”란 대답이 돌아왔다. AI가 인간두뇌를 따라오려면 아직 한참 멀었다. 구글도 지난해 7월 사고를 쳤는데, 사진서비스인 `구글포토`에 흑인 여성의 사진을 입력시켰더니 이를 고릴라항목으로 분류했다. 이번에 `채팅AI`가 대형 사고를 치자 MS는 16시간 만에 서비스를 중단시켰다.

북한의 욕설 막말은 `국제깡패`로 자리매김하기에 충분한 수준이라, 책임 있고 품위 있는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기에는 애당초 틀렸다. 조평통은 `악성종양` `저능녀` `미친 XX`라 했고, 노동신문은 박 대통령을 향해 `역적패당` `특등 매국노` `미국산 앵무새`라 했고, 통전부는 `천하의 악녀` `온 국민을 다 잡아먹을 마귀년` `민족의 특등 재앙거리 괴물` `산송장이 갈 곳은 지옥뿐`이라 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오바마 미 대통령을 향해 “잰내비 상통”이라 했고, 존 케리 국무장관에 대해서는 `흉물스런 주걱턱` `승냥이 상통`이라 했다. 김정은은 “원쑤들이 배겨 있는 악의 소굴을 무자비하게 짓뭉개야 한다”며 청와대와 정부청사를 폭격하는 훈련을 지휘했다.

AI가 막말 욕설을 하면 가동을 중단하고 프로그램을 고치면 되는데, 북한이라는 괴물은 수리(修理)가 쉽지 않다. 중단(中斷)시킬 방안을 강구해야 하겠다.

/서동훈(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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