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바다, 정규 4집 23일 발표“`밤새, 안녕히` 세월호 추모곡”
누구나 한 번쯤 들어 봤음 직한 익숙한 멜로디다.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게 되지만 정작 이 노래의 가수를 모르는 이가 태반이다.
TV만 틀면 나온다는 일명 `수도꼭지송`으로도 불리는 `별빛이 내린다`의 주인공 `안녕바다`의 세 멤버 나무(29·보컬), 우선제(29·기타), 명제(33·베이스)를 16일서울 종로구 수송동 연합뉴스 본사에서 만났다.
지난 2009년 발표한 노래 `별빛이 내린다`가 뒤늦게 터질 줄이야 멤버들도 예상하지 못한 일. `별빛이 흐른다`는 감성 록밴드 안녕바다의 대표곡이 됐다.
“저희 노래를 사랑해주셔서 정말 감사하죠. 계속 라이브 무대에서 노래하긴 했지만 발표한 지 오래된 노래라 이런 호응은 기대하지 못했어요.” (명제)
하지만 뒤늦은 인기는 거저 얻어진 것이 아니다. 안녕바다는 지난 2009년 미니 앨범 `보이즈 유니버스`(Boy`s Universe)로 데뷔하고서 3장의 정규 앨범을 발표했다. 홍대 인디신(scene)에서 잔뼈가 굵은 실력파 밴드다.
안녕바다는 또 오는 23일 3년 만에 정규 4집 `밤새, 안녕히`의 발매를 앞두고 있다. 때마침 군 복무를 마친 보컬 나무의 복귀로 무대에 오를 준비를 마친 상태다.
“우리만의 소리를 내자, 악기 하나하나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자. 빽빽이 채운 소리를 덜어내고 비워내는 과정을 연습한 것 같아요. 정규 3집의 연장선에 있는 거죠.” (나무)
안녕바다는 지난 정규 3집부터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배제하고 어쿠스틱 사운드를 전면에 내세웠다.
우선제는 “음악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뭐가 중요한지 깨달았다. 기존엔 일렉트로닉 소스를 많이 사용했는데 보다 진중한 연주를 하게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특히 선공개한 싱글 `왈칵`은 잔잔한 기타 선율에 사랑과 이별을 겪어본 이라면누구나 공감할 만한 애틋한 감정을 담았다.
안녕바다의 서정성은 애틋한 사랑이나 도시 생활의 외로움에서도 오지만 `사회적인 것`을 소재로 삼기도 한다. 이번 앨범에 수록된 `밤새, 안녕히`는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며 만든 곡이다.
“가엾은 그대여 밤새, 안녕히/ 두려운 마음도 밤새, 안녕히/ 그리운 마음도 밤새, 안녕히/ 차가운 바다에 남아 안녕히/ 내가 감당할 수 없는 슬픔과/ 참을 수 없는 나의 무력함과/ 끝내 전하지 못한 미안함이 남아” 세월호 희생자에 대한 애도의 마음이 절절히 담긴 노랫말이다.
하지만 마냥 깊은 우울 속으로 침잠하지는 않는다. 선제는 안녕바다만의 음악적색깔을 “밝음 속에 공존하는 슬픔”이라고 했다. 슬픈 노랫말에 어우러진 밝은 사운드는 `찬란한 슬픔`이란 단어를 떠올리게 만든다.
한편 `예능 프로그램 등을 통해 얼굴을 알리고 싶은 욕심은 없냐`는 질문에 선제는 “음악적으로 성숙하고 성장하는 게 먼저”라고 딱 잘라 말했다. 오로지 음악성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당찬 포부다.
나무도 쑥스러운 표정으로 한 마디 툭 내뱉는다. “그래서 회사에서 많이 답답해하죠.(웃음)”
안녕바다는 TV와 라디오에서 라이브 무대를 선보이며 4집 앨범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특히 다음 달 8일과 9일에는 서교동 롯데카드 아트센터 아트홀에서 단독 콘서트 `밤새, 안녕히`를 열고 팬들을 만난다.
선제는 “`별빛이 내린다` 원곡을 처음부터 끝까지 들어본 분은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공연에서 안녕바다의 노래를 길게 들려 드리고 싶다”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