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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게 하고 싶은 말

등록일 2016-02-25 02:01 게재일 2016-02-25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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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의호<br /><br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
▲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

중국의 한국에 대한 협박이 도를 더하고 있다.

북한의 로켓으로 위장한 미사일 발사나 대륙간 탄도탄 발사에 대해서는 아주 관대하고 의례적인 성명서만 내는 중국이 한국의 자체 방어를 위한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 문제에 관해서는 민감한 반응과 함께 도를 넘는 협박성 발언을 하고 있다.

추궈홍 주한중국대사가 “사드 문제로 한중관계가 순식간에 파괴될 수 있다”고 한 것은 명백한 협박이며 청와대는 “사드 배치 문제는 자위권적 조치”라고 반박했으나 향후 한중관계에 영향을 크게 미칠 수도 있을 전망이다.

중국은 사실상 한반도의 통일에 관심이 적다는 것이 솔직한 판단일 것이다. 중국은 한반도의 통일을 적극적으로 원하지 않고 오히려 한반도의 분단을 즐기고 있다는 견해도 많다.

왜 중국은 한반도 통일을 크게 원하지 않을까? 모든 국가는 자기 국가의 안위가 최우선이라는 것을 우린 알아야 한다. 중국도 예외가 아니다.

중국 정권이 북한 정권을 감싸는 가장 큰 이유는 북한 정권의 붕괴가 중국에 미칠 영향이라는 판단이다. 북한에서 압제적 정권이 무너지고 통일 한국이 세워진다면 그건 중국에 큰 위협이 될수도 있다고 중국은 판단한다. 더구나 한국주도의 통일이라면 친미 국가가 될 것은 뻔한 사실이고 이는 미국과 사사건건 대결하고 있는 중국으로서는 큰 부담이 된다.

또한 통일한국은 서구화, 자유화의 바람을 중국에도 더욱 강하게 넣게 될 것이다. 한 나라의 변화는 이웃 나라들에서도 혁명의 기운을 일으키는 도미노 현상이 있다. `아랍의 봄`이나 튀니지의 예도 마찬가지이다. 당국의 자의적 단속에 죽음으로 항의한 튀니지의 젊은 행상은 폐쇄적 아랍 사회의 독재정권들을 무너뜨렸다. 홍콩 당국의 행상 단속이 거센 반중국 시위를 부른 상황이고 `천안문 사건`의 악몽에 시달리는 중국 정권에겐 큰 걱정 거리이다.

중국은 결코 북한을 포기 하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강하다. 북한은 그들에겐 지역적으로 완충작용(buffer)을 해주는 고마운 국가이다. 특히 미국과 첨예하게 대결하고 있는 그들로서는 북한의 붕괴를 결코 원하지 않을 것이다.

더구나 대륙간 미사일을 개발해 미국을 위협하는 행위는 외교적으로는 규탄 한다고 하지만 내심 고마울 것이다.

중국은 사실상 한국전쟁 중 한반도가 통일이 될 수도 있는 기회를 막은 국가이다. 압록강까지 진군한 한미연합군이 통일을 목전에 두었을 때 인해전술의 중국군의 한반도 진입으로 한국의 통일의 절호의 기회는 좌절 됐고 그리고 그후 70년 가까이 분단 한국은 고통을 받아왔다.

중국은 북한을 자기 지분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래서 북한에서 정변이 일어나면 중국이 진주할 것이라는 견해도 있는 것이다. 한국이 잘살고 북한은 못 사는 상황은 중국으로선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자신의 정당성을 떠받치는 민족주의적 역사 해석을 지키려면 중국 정권은 북한 정권이 무너지는 것을 막아야 할지 모른다.

중국을 믿을수 있을까?

1990년대 한국, 일본, 러시아, 중국이 포함된 `환동해 연구회`를 통해 필자는 한국대표로서 이들과 수년간 함께 한 적이 있다. 준비과정이나 진행과정에서 신뢰가 있는 국가와 신뢰가 떨어지는 국가가 현격히 갈리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물론 이를 근거로 국가 전체를 매도해서는 안될 것이지만 아직도 그 기억이 선명히 남아있다.

청와대는 추 대사의 사드 배치 반대 발언과 협박에 대해 “주한미군의 사드배치 문제는 증대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우리의 자위권적 차원 조치로 안보와 국익에 따라 결정할 사항이고 중국측도 이런 점을 인식하고 있어야 할 것”이라고 단호히 말했다고 한다.

중국은 한국에 대한 협박을 중지하고 북한의 호전적인 움직임에 더 큰 압박을 해야 한다. 그것이 중국의 이해에 배치된다고 생각하면 그건 중국이 잘못된 것일 뿐이다.

통일 한반도는 중국, 한국, 일본이 시너지 효과를 통해 더큰 아시아의 영향력을 키울수 있는 호기로 생각해야 할 것이다.

중국에게 말하고 싶다. “사드 걱정말고 북한이나 걱정하세요”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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