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강화는 공산주의 국가들이 공통적으로 채택하는 `예술원칙`이 됐고, 북한도 이를 따랐다. `공산주의의 우월성` `최고 지도자의 위대성` `혁명사상 실천` `노동영웅 따라배우기` `인민의 충성심 고취` 등이 모든 문화예술의 목적이다. 북한의 예술은 지금까지도 변함 없이 `통치의 수단`이다.
김정은은 “혁명과 인연이 없는 예술, 예술을 위한 예술(순수예술)은 필요 없다”고 했고, 북한 선전매체들은 “노래폭탄을 싣고 달리는 모란봉악단은 김정은 식 음악정치의 선봉대”라고 말한다. 과거 김정일은 영화를 체제 유지에 이용했지만, 아들 김정은은 음악을 `혁명전사`로 내세운다. 이런 예술관 밑에서 북한은 그동안 카드섹션·교예(서커스)·열병식 등을 세계 최고로 키웠고,`동상·기념비 등 조각품`과 선전화(포스트)에 상당한 성과를 냈다.
`만수대 창작사`는 북한 엘리트 예술인의 집합체인데, 90년대부터 조각 등 미술을 수출하는 `예술 마케팅`을 벌여 외화벌이를 한다. 세네갈의 `아프리카 르네상스 기념비`,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동화분수` 등이 대표적이고, 최근에는 캄보디아에 `앙코르 파노라마 박물관`을 지었다. 캄보디아 인구의 3분의 1을 죽인 미친 공산주의자 크메르 루즈정권의 폴 포트를 낳은 이 나라는 70년대부터 북한과 국교를 맺었는데, 김일성과 시아누크 국왕은 `형제나 친구 이상`의 친분을 맺었다.
앙코르 파노라마 박물관에는 농구장 4개 크기의 초대형 원형 그림이 있다. 12세기 캄보디아 번성기의 역사를 묘사하면서, 앙코르와트 건설 현장을 그렸는데, 63명의 화가들이 4개월간 달라붙었다. 박물관 완공에는 4년이 걸렸고, 공사비 1천만달러(120억원)는 북한이 냈다. 입장료는 15달러(1만8천원)인데, 향후 10년간의 수입은 북한이 갖고, 이후 캄보디아와 반씩 나누다가 나중에는 기부체납한다. 북한도 바야흐로 `문화융성`시대로 들어가는 모양이다.
/서동훈(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