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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오만

서동훈(칼럼니스트)
등록일 2016-02-02 02:01 게재일 2016-02-0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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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만의 총통선거와 총선에서 민진당이 압승한 것은 “대만은 중국에서 독립돼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 때문이다. 3통(항공·왕래·통신)이란 명목으로 사실상 합방(合邦)을 한 것이 `대만의 외교권 박탈`이었음을 대만인들이 자각한 것이다. 대만 국회의원 선거에서 `록 가수` 린창쭤(林昶佐·39)가 5선의 국민당 의원을 물리치고 당선했다. 대만 선거사상 초유의 일이다.

그는 “대만의 연예인, 체육인, 사업가들이 중국의 압박 때문에 국제사회에서 기죽는 일이 수 없이 많다”고 외쳤다.

대만에서 온 K-POP 가수 쯔위가 대만국기를 흔든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국민당의 친중(親中)정책은 경제적 효과도 없었고 대만을 국제사회에서 고립시켰는데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1% 미만이었고 대만 청년들의 대졸 초임이 80만원(한국화폐)으로 떨어졌고,대만의 국제기구 가입이 봉쇄됐다. 결국 대만은 중국의 일개 성(省)의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는데 이번 대선·총선에서 “대만은 독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이 일어나 마잉주 현 총통의 국민당에 참패를 안겼다.

중국은 한국에도 甲질을 하려든다. 북핵에 대한 대응책으로 사드(THAAD) 배치에 대해 대통령이 언급하고, 한미 간 논의가 일어나자, 중국의 관영 언론`환구시보`는 사설에서 “한국은 제멋대로 굴지 말라” 막말을 하고 “사드 배치 때문에 발생하는 대가를 치를 준비를 해야 할 것”이라고 협박했다.

`한·중 최고의 밀월관계`란 표현이 허구임이 드러난 순간이다. 중국은 그 옛날 왕조시대 처럼 한국을 변방의 속국 정도로 취급하고 있음이 이번에 드러났다. 이란과 브라질의 시장이 새로 열린 마당에 중국장터가 큰소리 칠 자격도 없는데 말이다.

탐지거리 900㎞ 정도의 `한국형 사드`는 우리도 갖고 있어서 북한 전역을 감시할 수 있으니 굳이 2천㎞짜리 미국사드를 배치할 필요도 없다. “중국이 사정거리 안에 들어오는 사드를 한국에 배치하지 말라”는 협박을 미국에는 못하고, 만만한 한국의 멱살만 잡는 그 오만에 당당히 맞서야 한다.

/서동훈(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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