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전통민요 `새타령`를 비틀어서`朴새타령`이 대구지역 SNS에 떠돈다. 흡사 조선시대의 `4색당쟁`같다. 당초 친朴과 비朴으로 갈라지더니 친박은 차츰 `진박 친박`으로 분화되고, 비박은 `비박 반박`으로 갈라진다. 심지어 “박근혜정부와 MB정부 인사들이 손을 잡자” 하는 합박(合朴)까지 생기고, “진박과 친박이 함께 하는 공박(公朴)”을 천명하는 예비후보자도 생긴다.
“새가 날아든다. 온갖 朴새가 날아든다. 새중에는 진박새 만수문전에 친박새. 진박친박 공박새 비박반박 뭇새들이 대구초집에 짝을 지어 생긋생긋이 날아든다. 저 진박새가 울음운다. 울어울어 울음운다. 이 산으로 가며 진박진박 저 산으로 가며 친박친박 어허 허이….”
박근혜 정부에서 높은 자리 한번씩 지냈던 총신(寵臣)들이 그 자리를 내놓고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고향 대구에 출마할 모양이다. 친박을 넘어 진박(眞朴) 선골(善骨)을 자처하는 6명이 모여서 기념사진까지 찍었다. 거기에 들지 못한 다른 친박계 예비후보자들은 당연히 반발한다. “다 같은 한 뿌리인데, 진박 운운해서 특별한 척하는 것은 지역민을 우롱하는 처사다”며 편갈이에 볼멘 소리를 한다. 그 말도 그럴싸 하다면서 `진박연대`에서 탈퇴한 사람도 있다. 대구은행장 출신의 하춘수 예비후보는 “진박·친박의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부기미(附驥尾)란 말이 있다. 하루에 10리도 못 날아가는 파리가 천리마 꼬리에 붙으면 하루 천리를 갈 수 있다는 뜻이다. `박근혜와 함께 찍은 사진`을 선거홍보물로 내걸고 `선거 마케팅`을 벌이는 정객들이 바로 그런 `朴새`들이다. 누군들 천리마의 꼬리를 붙잡으려 하지 않을까 마는 `당공천`에만 집착하다가 유권자를 소홀히 하지는 말아야 할 일이다.
/서동훈(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