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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소녀상

서동훈(칼럼니스트)
등록일 2016-01-29 02:01 게재일 2016-01-2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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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대사관 앞에 앉아 있는 `평화의 소녀상`에는 많은 `상징`이 있다. 소녀의 모습인 것은 `할머니를 꿈 많던 소녀시절로 되돌려주자` 함이고, 어깨에 앉은 새는 `먼저 세상을 뜬 할머니`들과 이승을 이어주는 메신저, 소녀의 발꿈치가 땅에 닿지 않는 것은 고향에 돌아와도 발 붙일 수 없는 처지, 옆의 빈 의자는 `다른 할머니들의 자리`, 단호한 얼굴 표정과 매서운 눈초리는 죄인들을 질책한다.

이 소녀상은 2011년 12월 14일 세워졌는데, 제막식날 오사무 관방장관은 “건립 중지 요청을 무시한 것은 매우 유감”이라 했고, 같은 달 18일에 열린 한·일정상회담 때도 당시 총리였던 요시히코는 “소녀상을 철거해달라”했지만,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역사를 직시하고 성의 있는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제2, 제3의 소녀상이 세워질 것”이라고 오금을 박았다.

급기야 집권 자민당은 최근 차기 정부에 제출할 `결의안`을 만들었다. “소녀상의 조기 철거를 한국 정부에 강하게 촉구하라”는 내용이다.

일본인들은 왜 소녀상 철거를 그리 집요하게 요구하는가? 그 이유를 알기 위해서는 그들의 전통신앙인 신도(神道)를 이해해야 한다. 그들은 모든 구조물 속에는 영혼이 깃들여 있다는 범신(凡神)신앙을 갖고 있다. 그래서 죽은 자와 산 자가 늘 공존한다. 공동묘지가 마을 한가운데 있고, 간 데 족족 신사(神社)가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심지어 `어릴때 죽은 영혼을 위로하는 신사`가 따로 있는데, 많은 어린이상이 뜰에 놓여 있다. 일본의 영화나 소설에는 죽은 자가 생시처럼 등장하는 장면이 흔히 나온다. `피눈물 흘리는 조각상`을 일본인들은 조금도 이상하게 여기지 않는다.

`평화의 소녀상`은 일본을 향해 원한 맺힌 저주를 퍼붓고 있다 하는 것이 일본인들의 생각이다. 그래서 그렇게 간절히 옮겨주기를 염원한다. “돈 10억 달러를 주고라도 철거토록 하자”는 말이 나오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러나 돈으로는 안 된다. 일본총리가 소녀상 앞에 와서 무릎 꿇고 사죄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

/서동훈(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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