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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교과서의 위력

서동훈(칼럼니스트)
등록일 2016-01-21 02:01 게재일 2016-01-2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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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에는 독립을 지향하는 민진당과 중국과의 합방을 원하는 국민당이 있는데, 어느 정당이 정권을 잡느냐에 따라 국사교과서 내용이 달라졌다.

국민당 정권때는 `친중(親中) 교과서`가, 민진당 정권때는 `반(反)중 교과서`가 채택됐다. 2000년부터 8년 간은 민진당 집권기였고, 이 시절의 학생들은`중국사`와 `대만사`를 따로 배웠다.

대만사 교과서는 “대만과 중국은 별개”라고 기술하고 “대만 독립”을 강조한다. 올해 총통 선거에서 투표권을 행사한 유권자 중에는 20대가 300만명 가량 되는데, 이들이 바로 민진당 시절에 학교에 다닌 세대들이니, 당연히 독립당 후보에 투표했다.

한 대만국립대학생이 말했다. “우리가 선거로 지키려고 하는 것은 `완전한 대만`이고 그것이 우리가 자라면서 배운 가장 중요한 가치다”

국립정치대학 선거연구센터가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지난해 대만 국민 중 “나는 중국인”이라고 응답한 사람이 3.3%에 불과했고, “나는 대만인”이라 한 사람은 59%였다. 199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나는 대만인이기도 하고 중국인이기도 하다”라고 대답한 사람이 40%를 넘었는데 지금은 20%대에 그쳤다. 이런 결과는 놓고 “앞으로 민진당 정권이 오래 갈 것”이라고 점치는 사람이 많다.

16세 걸그룹 맴버 쯔위 양이 TV에 나와 죄인처럼 “나는 자랑스러운 중국인”이라고 사죄하는 장면을 본 쯔위양의 고향 타이난시 사람들은 분기탱천했다.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국제사회의 비정(非情)함에 치를 떨면서 다투어 투표장에 갔고, 독립을 지향하는 민진당 총통 후보와 입법의원(국회의원) 후보에 몰표를 던졌다. 민진당 후보들이 압승을 거둔 것은 `쯔위 양의 대만 국기`와`힘에 눌린 억울한 사과`의 영향이 컸지만, 그 근본에는 `대만 독립을 지향하는 역사교과서`의 위력이 깔려 있었다.

박근혜정권이 국사교과서를 바로 잡으려는 것도 그 속에 `국민의 정신`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어찌 종북좌파 필자들에게 국사 기술을 맡길 것이며, 굴욕의 역사를 가르치겠는가.

/서동훈(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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