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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최초 女총통

서동훈(칼럼니스트)
등록일 2016-01-19 02:01 게재일 2016-01-1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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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민진당 차이잉원(蔡英文·60) 주석이 총통에 당선됐다. 대만 최초의 여성 총통이고, 총통 선거사상 최고득표였다. 차이 당선자는 푸첸성 객가(客家·변방의 소수민족) 출신이다. 중국의 국부 손문, 개혁개방의 원조 등소평, 싱가포르 중흥 총리 이광요 등도 客家人이다. 차이 당선자의 아버지는 기업인으로 신용과 겸양이 몸에 밴 사람이고 그 성품이 딸에게 전승됐다. 그녀는 대만대 법학과, 미국 코넬대 법학 석사, 영국 런던정경대 법학박사 학위를 받고 대만 국립정치대 교수를 역임했다.

2000년 정계에 입문한 그녀는 2008년 민진당 주석이 됐다. 당시 천수이벤 총통이 부패로 낙마했고, 민진당의 지지도는 밑바닥권이었으며, 다들 당 주석직을 사양했다. 한국 한나라당이 `차떼기정당`이란 오명을 쓰고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았을 당시 박근혜 의원이 대표를 맡아 `천막당사 정신`으로 당을 회생시킨 것과 같이 차이주석도 청렴하고 진실된 이미지로 당을 살려냈다. 당내 파벌싸움을 잠재우고, 9차례의 선거에서 7번의 승리를 이끌어내 `선거의 여왕`이란 말도 들었다. `파우스트`의 “구원은 여성성에 있다”는 말이 실증된 것.

차이 당선자의 이미지는 소박·검소·진실·원칙·청렴이다. 결혼을 하지 않고, 화장기 없는 얼굴에, 머리는 단발의 생머리였고, 옷은 늘 수수한 이웃집 아줌마 같았다. 다른 후보자들처럼 고래고함 사자후를 토하지 않고 낮은 목소리로 조근조근 설득하면서도 단호하고 명료한 어투에서 신뢰성이 더 묻어났다.

그것은 “저런 총통은 적어도 부패에 휘말리지는 않을 것”이란 믿음을 주었다. 그녀는 당선 후 첫 발언에서 “내 롤모델은 독일 메르켈 총리”라 했다. 동독 객가 출신인 메르켈 총리는 유럽 전역이 경제위기에 처했을 때 유일하게 `남을 도울 수 있는` 호황을 이뤄냈다.

차이 당선자의 양안(兩岸·대만과 중국) 정책은 소삼통(小三通·항공편, 우편거래, 교역)으로, 중국대륙과는 독립성을 유지한다. 한국과 대만은 여성 지도자를 두었는데, 박근혜 대통령이 친구를 얻었다.

/서동훈(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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