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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신당은 성공할 것인가

등록일 2016-01-18 02:01 게재일 2016-01-1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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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한동<br /><br />경북대 명예교수·정치학
▲ 배한동 경북대 명예교수·정치학

새 정치를 표방하면서 몇 해 전 새정치민주연합에 입당했던 안철수가 탈당하고 제3의 신당을 창당하고 있다. 안철수의 신당이 국민적 지지를 바탕으로 성공할 것인가. 총선 후 군소 정당으로 전락하고 말 것인가. 과거 그의 정치적 선택은 서울시장 후보 사퇴, 대선후보 사퇴, 안철수 신당의 포기, 이번의 새정치민주연합 탈당 등에서 보듯이 대체로 용두사미(龍頭蛇尾)로 끝나고 말았다. 그의 여러 차례의 변신은 그를 따르던 많은 사람을 실망시켰고 그를 `간 철수`로 혹평하는 사람도 있다.

안철수는 새정치민주연합에서의 탈당 이유를 여러가지 들고 있다. 제일 앞세운 명분은 현 문재인 대표 체제로서는 정권 교체를 할 수 없다는 점이다. 그는 새정치민주연합의 개혁이 지지부진한 이유는 친노 패권주의 때문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하였다. 그는 전당대회를 통해 새로운 대표부를 구성하자고 제의하고 그것이 수용되지 않자 탈당을 선언하였다. 그의 탈당과 신당 창당은 당내의 불만을 가진 비주류들의 호응으로 호남 의원들의 탈당 행렬로 이어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총선 전 안철수의 신당이 원내 교섭단체의 구성도 가능하다고 예측하고 있다.

그렇다면 안철수의 `국민의당`은 이번 총선에서 승리하여 그가 열망하는 정권 교체의 대안 정당이 될 수 있을까. 그의 국민의당이 현재의 호남 여론만을 두고 보면 더불어 민주당보다 지지율이 높을 때도 있다. 그러나 안철수의 신당은 아직도 기성 정당이나 야당에 대한 불만 세력의 `임시 정거장`이지 확고한 지지 세력을 확보한 것은 아니다. 이번 안철수의 신당도 그의 저간의 정치 행태로 보아 일시적 거품으로 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결국 소선거구제 하의 양당 구도 하에서 안철수 신당이 성공할 확률은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결국 총선의 결과가 안철수 신당의 진퇴를 결정할 것이다.

우선 안철수 신당이 성공하려면 애매모호한 정치적 정체성부터 정립하여야 한다. 안철수는 당내의 친노 세력을 `낡은 진보`라고 비난했으면 그의 새로운 진보에 대한 정책과 비전을 분명히 보여주어야 한다. 친노의 패권주의가 문제라면 무엇이 잘못인지 구체적으로 제시하여야 할 것이다. 그는 `합리적 진보`와 `개혁적 보수`를 결합하는 제3의 신당 창당을 선언했지만 그것 역시 이상적인 말 잔치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보수정당인 새누리당도 이미 `보수 개혁`의 노선을 내 걸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안철수의 좌우 양쪽을 다 잡겠다는 중도 진보노선은 자칫 잡동사니 정당(catch all party)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실적으로 안철수 신당은 지역적으로 호남을 지지기반으로 출범하였다. 호남의 반 친노의 정서를 교묘히 이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안철수는 과거부터 본인 스스로 `호남의 사위`라고 표방하고 다닌다. 그러나 안철수 신당이 이번 총선에서 호남에서 다수의 의석을 확보한다 해도 과거 자민련의 운명을 탈피하지 못할 것이다. 그렇다고 안철수 신당이 천정배의 국민회의, 동교동의 탈당 인사와 통합하기에는 이념상 간극이 아직도 상당하다. 안철수가 노무현 묘소를 참배하고 동교동을 방문했지만 그 세력이 안철수를 적극 지지할 리가 없다. 결국 안철수 신당은 호남 신당에서 탈피하여 전국 정당화가 우선 과제인데 아직도 한계가 많다. 이러다가 사분오열된 야권이 이번 총선에서 패배할 경우 안철수는 그 책임에서도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이러한 점들이 안철수 신당이 겪고 있는 심각한 딜레마이다.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려면 결국 안철수 신당의 정체성을 보다 명확히 하여야 할 것이다. 그것은 결국 안철수의 새 정치에 대한 확고한 비전과 새로운 조직에서 그 해법을 찾아야 한다. 호남 출신 현역의원들의 신당 참여는 친노에 대한 불만의 결과이지 안철수와 이념성향에 대한 일치라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안철수 신당은 여야 기성 정치에 대한 불만 세력의 `임시 도피처`만으로는 결코 성공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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