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 美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계약 마치고 귀국<br> “평균자책점 2점대 목표”
“팬들께 실망을 드려 정말 죄송합니다.”
오승환(34)이 미국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계약을 마치고 귀국하며 건넨 첫 마디였다.
오승환은 1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했다. 지난 10일 미국으로 떠난 그는 3일 사이에 메디컬테스트와 입단 계약, 기자회견을 소화했다.
입국장에 들어선 오승환은 “불미스러운 일로 팬들께 실망을 드려 정말 죄송합니다. 100% 제 잘못입니다”라고 허리를 숙이고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이다. 야구장에서 정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 드리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에게는 메이저리그 입성을 앞둔 포부를 밝히기 전에, 도박 파문에 대한 사과가 우선이었다.
오승환은 해외원정도박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벌금 700만원이 청구됐다. 또 KBO는 상벌위원회를 열어 `KBO리그에 돌아오면 해당 시즌 팀 총 경기의 50% 출장정지`의 중징계를 내렸다.
사건이 일단락되자 세인트루이스는 계약에 속도를 높였다.
오승환은 12일 세인트루이스와 계약을 마치고, 미국 미주리 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 스타디움에서 입단 기자회견을 했다.
세인트루이스는 계약 조건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오승환은 1+1년 최대 1천100만달러(약 132억5천만원)의 좋은 조건에 사인했다.
강한 불펜을 추구하는 세인트루이스는 한·일 프로야구 최고 마무리로 활약한 오승환을 영입하며 불펜의 높이를 키웠다.
오승환은 세인트루이스 25인 로스터에 이름을 올리며 이상훈, 구대성, 임창용에 이어 네 번째로 한국, 일본을 거쳐 미국 프로야구에 진출한 선수가 됐다.
짧은 시간 동안 계약을 마무리하고 돌아온 오승환은 도박 문제에 대해 사과하고조심스럽게 포부도 밝혔다.
다음은 오승환과의 일문일답이다.
- 미국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에 입단한 소감은.
△ 먼저 팬과 국민께 사과를 해야 한다. 많이 응원해주신 팬들께 (해외원정도박파문으로) 큰 실망을 드려 죄송하다.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이다.
야구장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 드리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죄송하다.
- 세인트루이스와 계약한 이유는.
△ 세인트루이스와 협상을 하면서 나를 필요로 한다는 느낌이 있었다. 좋은 대우를 받았다고 생각한다. 세인트루이스는 매 시즌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는 강팀이다. 강팀에서 활약하며 월드시리즈를 경험하고 싶다.
- 1+1년 계약을 했으니, 첫 시즌에 대한 부담이 클 수도 있다.
△ 그 부분에 부담은 느끼지 않으려 한다. 지난해보다 올해 몸 상태가 더 좋다. 열심히 노력해서 내 공을 던지면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이다.
- 미국 언론에서 평균자책점 3점대(3.45)를 예상했는데.
△ 나도 기사를 봤다. 좋은 전망을 해주시긴 했는데 평균자책점 3점대는 만족할수 없는 성적이다. 2점대는 유지하고 싶다.
- 구체적인 목표가 있는가.
△ 수치로 목표를 정하지 않는다. 부상없이 한 시즌을 보내고, 맡은 보직에서 이탈하지 않는 것이 목표다.
- 강정호(피츠버그 파이리츠)와 같은 지구(내셔널리그 중부지구)에 속했다.
△ 2013년까지 한국에서 강정호화 상대했다. 2년 동안 나는 일본에서 뛰었고, 그 사이 강정호의 실력도 늘었을 것이다. 좋은 승부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 류현진(로스앤젤레스 다저스)과도 만날 수 있다.
△ 류현진이 나보다 나이는 어리지만 메이저리그 선배다. 그리고 류현진은 나보다 많은 면에서 뛰어난 선수다. 맞붙는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기회가 되면 류현진에게 많은 조언을 구할 생각이다.
- 구단으로부터 보직에 대한 이야기는 들었는가.
△ 팀에 뛰어난 마무리 투수(트레버 로즌솔)가 있다. 마무리를 맡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번에 세인트루이스에서는 감독만 만났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는 못했다.
감독이 내 투구 영상을 봤다고 했고, 내 구종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었다. 보직은 스프링캠프에서 정해질 것이다.
- 새로운 구종을 추가할 계획은 있는가.
△ 아직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다. 기존에 던지는 떨어지는 구종(스플리터)을 더 활용하려고 한다. 세인트루이스에는 메이저리그 최고 포수 야디에르 몰리나가 있다. 몰리나와 호흡을 맞출 생각에 설렌다. 포수와 자주 대화할 생각이다.
- 향후 계획은.
△ 비자문제가 해결되면 빨리 (세인트루이스가 스프링캠프를 여는) 플로리다로 갈 생각이다. 그리고 다시 한 번 팬들께 사과 드린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반성하겠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