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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선택

서동훈(칼럼니스트)
등록일 2016-01-14 02:01 게재일 2016-01-1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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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신뢰프로세스`는 북의 수폭(水爆)실험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북이 온건·유화로 나오면 우리도 그렇게 대응하고, 북이 강경·도발하면 우리도 그에 맞서면서 차츰 신뢰를 회복해가자”하는 취지다. “핵은 남의 재앙이 아니라 나 자신의 재앙이고, 핵무기를 통해 얻는 것은 고통뿐이다” 하는 자각과 후회에 도달하고, 이란 처럼 핵을 포기하게 하는 것이 신뢰프로세스의 길이다. 과거 YS가 “땅이 고통이 되게 하겠다” 해서 `놀리는 땅에 세금`을 매긴 것과 엇비슷하다. 옛 소련이 핵무기가 없어서 해체된 것이 아니다. 핵을 `사용`하는 순간 얻는 것은 자멸(自滅) 뿐임을 알았기 때문이다.

평등사회를 지향한다는 북한에는 5개의 계급이 있다고 한다. 성골은 김일성 가계인 백두혈통, 진골은 빨치산 혁명 세대, 3두품은 김일성교 광신도, 4두품은 충성스러운 일반국민, 그리고 마지막 최하 계급은 출신성분에 흠결이 있는 가정인데, 월남자가 있거나, 재일교포 출신이거나, 노동교화소에 갔다 온 가정이 이에 속한다. 이 `제5계급`은 그동안 숨도 마음대로 쉬지 못하고 살았다. 그런데 근래에 들어 상황이 반전됐다. “탈북자 가족은 부자”란 소문이 퍼진 것이다.

탈북자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봤더니만 “북에 남아 있는 가족에게 돈을 보낸다”고 응답한 사람이 71%를 넘었다. 1년에 100만~200만 원을 보내는 사람이 가장 많았고, 연간 1천만원을 보내는 사람도 있었다. 중국인 브로커에게 송금하면 그는 북한에 있는 화교에게 연락해 북한 가족에게 돈을 전하면서 수수료를 먹는 시스템이 형성돼 있다. 이 `탈북자의 송금`은 북한 가족을 부자로 만들어준다. 중국에서는 한국화폐가 통용되고 북한에서는 중국 위안화가 인기여서 이런 `송금루트`가 개척된 것이다.

중국도 북핵실험에 상응하는 응징을 해야 할 것인데, 가장 좋은 선택이 `탈북자 북송 중단`이다. 중국 공안이 탈북자를 잡아 북한 보위부에 넘기는 것은 잔인한 짓이다. 굶어죽지 않으려고 목숨 건 탈북자들이 불쌍하지도 않은가.

/서동훈(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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