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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전쟁을 가르쳤나

서동훈(칼럼니스트)
등록일 2016-01-07 02:01 게재일 2016-01-0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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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 632년 선지자 무함마드가 타계한다. 그는 아들이 없고 딸만 있었는데,`후계자 지정 원칙`을 정해주지 않고 죽은 것이 화근이었다. 두 가지 주장이 맞섰는데, “원로회의에서 칼리프(지도자)를 뽑자”는 `수니파`와 “혈통을 따져서 정하자”는 `시아파`가 갈렸다. 1대부터 3대까지는 수니파의 뜻대로 됐다. 그러나 그 칼리프들은 암살되거나 병사함으로써 30년만에 3번씩이나 바뀌었다. 4대째 비로소 시아파가 천거한 `알리`가 등극한다. 그는 무함마드의 4촌이자 사위였다. 혈통을 찾아 지도자가 정해지는가 했더니, 알리는 곧 죽는다. 암살자는 수니파의 사주를 받은 그의 아내였다. 불행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알리의 두 아들 또한 차례로 의문의 죽음을 당한다.

두 종파는 `같은 하늘 밑에 살 수 없는` 원수가 돼갔다. 사우디에 근거를 둔 수니파는 정복사업을 벌여 세계 곳곳에 세력을 뻗쳤는데, 이란·이라크에 뿌리 내린 온건 시아파는 전쟁을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 그래서 85%가 수니파이고 15%만 시아파로 돼 있다. 탈레반이나 IS 등은 대체로 수니파로 알려져 있다. 이 두 종파는 간데 족족 부딪힌다.`시리아 내전`은 시아파정권에 대항한 수니파 반군이, `예멘 내전`은 수니파정권에 맞선 시아파 반군이 벌인 혈투였다.

최근 이란과 사우디가 또 국교를 단절하고 전쟁상황으로 돌입했다. 사우디의 수니파가 이란의 시아파 성직자 4명을 처형한 것이 발단이 됐고, 이란의 시위대가 사우디의 대사관과 총영사관을 불태우면서, 복수는 복수를 낳는 악순환을 거듭하다가 국교와 항공편 등이 단절되고 끝내 `루비콘 강`을 건너고 말았다. 이란은 국제사회와의 `핵협상`에서 핵을 포기하는 대가로 경제제재에서 풀리고 막대한 달러를 벌어들여 시아파 국가들을 도울 수 있게 됐다. 이란의 세력 확장을 막기 위해 사우디는 전쟁을 벌이게 된 것이라 해석할 수 있다.

알라신을 `한 조상`으로 섬기는 형제끼리 복수극을 반복하다가 자꾸만 원한을 더 쌓게 됐다. 神이 언제 전쟁을 가르쳤던가.

/서동훈(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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