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시나리오 읽고 개성 있는 멜로라 생각”

연합뉴스
등록일 2016-01-06 02:01 게재일 2016-01-06 14면
스크랩버튼
 정우성 영화 `나를 잊지 말아요`서 주연·제작자로 활약
“신인 감독이 배우에게 시나리오를 건네는 것은당연한 행위라고 했죠. 시나리오를 읽고 나서 개성 있는 멜로영화가 될 수 있겠다는생각이 들었어요.”

영화 `나를 잊지 말아요`의 남자 주연배우 겸 제작자 정우성(43)을 최근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나를 잊지 말아요`는 2010년 단편으로 제작된 동명 영화에 뿌리를 두고 있다.

25분짜리 단편영화 버전에서는 감초 조연 배우인 김정태가 주연을 맡았다. 이윤정 감독은 자신이 각본·연출한 단편을 장편으로 개작해 정식으로 충무로에 데뷔했다.

“이윤정 감독은 영 `놈놈놈`을 하면서 알고 있긴 했지만, 살갑게 연락하는 사이는 아니었어요. 시나리오 습작에 대한 관심이 많은 영화계 후배 정도로 알고 있었죠. 이번 영화의 단편 버전을 보고는 톤 앤 매너의 신선함이 느껴졌어요.” 그는 이 감독이 `감히 정우성에게 시나리오를 전해주기 힘들다`는 말을 했다는 사실을 전해듣고 큰 괴리감을 느꼈다고 한다. 선배로서 후배 영화인의 재기 발랄한 개성을 살려주고 싶었다.

정우성은 “내가 점점 구세대가 돼가고, 신세대와 소통이 단절되면 나 자신도 기회를 잃는 것”이라며 “이런 벽을 깨고 나와야 하는 것은 선배의 역할”이라는 견해를밝혔다.

그의 단어 선택 하나, 말 한마디는 막힘이 없고, 부드러우며 유창했다. 영화와 삶, 그리고 사랑에 대한 소신이 누구보다도 뚜렷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유엔난민기구(UNHCR) 명예사절로도 활동 중인 정우성은 지난해 네팔 대지진 피해자를 돕고자 5천만원을 기부하고, 남수단을 방문하는 등 나눔과 봉사 활동에도 열심이다.

정우성은 “어느 순간부터 `내 것만 해야지`가 아니라 `같이 해야지`라는 생각이들었다”며 “(이런 일을) 조금 더 일찍 시작했을 수도 있었는데 아쉽다”고도 했다.

그는 또 “신인이었을 때 `청춘의 아이콘`으로 규정되는 것에 대한 반감이 컸었다”면서 “당시 영화인들끼리 서로 돌볼 여유나 내게 따끔한 조언을 해줬던 선배도 없었다”고 전했다.

또 “내가 후배에게 스스럼없이 얘기하고 가깝게 대한다고 해도, 나에 대한 강렬한 첫인상은 깰 수 없는 엄청난 느낌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도 “내가 신인일 때는 꿈에 대한 소신을 펼치는 데 주저함이 없었다”고 자신감 있는 어조로 말했다.

`나를 잊지 말아요`는 기억을 찾고 싶은 남자와 기억을 감추고 싶은 여자의 시선을 번갈아 따라가면서 감춰진 비밀이 드러나는 미스터리물 구조를 띤 멜로영화다.

정우성이 영화 `내 머리속의 지우개`(2004)에서 알츠하이머병으로 소중한 기억을 잃어가는 애인(손예진)을 보듬는 역할을 맡았다면, 이번 영화에서는 지워진 기억으로 감정이 메말라 버린 남자를 연기했다.

기억이라는 단어에서는 비슷한 맥락이 있지만, 두 영화가 바라보는 사랑의 관점과 이야기하는 내용은 전혀 다르다고 그는 설명했다.

“사랑은 모두 판타지라고 생각해요. 판타지적인 사랑을 일상적인 사랑으로 치부하며 직시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죠. 결혼은 늘 바라고 있지만, 아직 짝을 만나지 못했어요.”

`나를 잊지 말아요`를 통해 첫 영화 제작에 나선 그는 자신을 `철없는 제작자`라고 표현했다.

“요즘 멜로영화가 침체라서 해야겠다는 생각은 전혀 없었어요. 같은 이치로, 요즘 멜로영화를 하는 것이 위험하지는 않을까라는 우려도 노련한 제작자들이나 하는 생각이죠. 자신이 의미를 부여하는 작품이 있다면 시도하고 도전할 때 영화의 다양성이 생기잖아요. 그리고 액션보다는 멜로를 오래할 수 있지 않을까요. (웃음)” /연합뉴스

방송ㆍ연예 기사리스트

더보기 이미지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