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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으로 지울 수 없는 위안부 문제

등록일 2015-12-31 02:01 게재일 2015-12-31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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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의호<br /><br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
▲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

결국 100억원을 받고 없는 일로 하자는 것인가?

한국과 일본이 합의를 했다고 한다.

최근 한·일은 외무장관 회담을 열어 최대 현안문제였던 위안부 문제 해결 방안에 합의했다고 전한다.

문제는 이 문제가 돈으로 해결 될 수 있는 것인가 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그렇다면 100억원이란 돈이 적정수준인가에도 고개를 갸우뚱 하게 한다.

정확히 50년전 1965년 한·일 국교 정상화가 있었다. 화폐가치 문제는 있겠지만 당시 무상지원은 3억달러(3천억)에 불과했다.

36년간 한국을 강탈해 온갖 만행을 저지른 대가는 3천억원이었다.

이런 가운데 최근 포스코가 지급한 특허권 침해 패소에 따라 신일본제철에 지급한 돈이 3천억원이라는 신문기사가 눈에 띈다. 화폐가치는 다르겠지만, 우연히 50년전 국교정상화의 대가와 같은 금액이다. 그리고 이제 일본은 100억원으로 또 다른 치욕의 역사인 위안부문제를 없애려고 하고 있다.

같은 화폐가치로 볼 때 신 일본제철이 가져간 금액의 30분의 1이다. 수백 아니 수 천명의 소녀들의 인격을 말살한 사건이 기술특허 위반의 30분의 1에 불과하단 말인가?

일본이 위안부에 대한 “군의 관여”를 인정하고 “일본 정부의 책임을 통감하고 사죄와 반성의 마음을 표명한다”고 했다고 하며, 한국 정부가 설립할 `피해자 지원 재단`에 출연키로 했다고 밝혔지만, 과연 그들이 진정 사죄와 반성을 하는지 의문이다.

일본은 1993년 `고노 담화`를 통해 위안부 동원이 강제적으로 이뤄졌다고 인정했으나, 아베 내각 들어서는 극우 세력들과 함께 이를 부정하기에 이르렀고 심지어 `위안부가 매춘부였다`는 망언까지 했었다.

그런 측면에서 위안부 협상 테이블의 일본의 태도는 한발자국 전진한 태도인 것만은 틀림없다.

그러나 지금 일본의 본심은 과연 무엇일까? 한국과의 외교가 정상화 되는 것이 일본의 국익에 유리하다고 판단해 갑자기 태도를 변하여 위안부에 대한 사과를 하고 10억엔이란 돈을 던져주는 듯이 하는 건 분명 그들이 위안부 문제에 대한 `법적 책임`을 공식 인정하기 보다는 외교적인 전략으로 위안부 문제를 풀겠다는 고도의 전략으로 보인다.

일본은 실제로 위안부에 저지른 만행과 그들의 고통을 얼마나 느끼고 있는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정부는 중·일전쟁과 태평양전쟁을 치르는 동안 일본 군인들의 성욕구를 채워주기 위해 집단적 성행위 장소인 이른바 군대 위안소를 제도화하고, 식민지 및 점령지 출신의 여성들을 전선으로 수송해 성노예 역할을 강요했다. 특히 여성들의 의사에 관계없이 강제로 끌고 가거나 혹은 “일자리를 소개시켜 준다”고 속여서 모집한 뒤 태평양 섬 등지의 외딴 곳에 위안부로 보냈다는 것이다.

당시 피해 여성들의 증언을 들어보면 구타, 가해는 일상다반사로, 칼 등으로 몸을 긋거나 담뱃불로 지지는 등 가히 고문에 가까운 생활을 하고 있었다고 한다.

정말로 일본이 백배 천배 무릎을 꿇고 사죄해도 모자라는 천인공노할 범죄행위 였다.

한국 정부는 일본 측의 약속이 충실히 이행된다는 것을 전제로 몇가지를 약속했다고 한다. 이번 합의가 `최종적이며 불가역적(不可逆的)인 것`이고 앞으로 유엔 등 국제무대에서 더 이상 `비난·비판`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고 한다. 그러나 진심이 없는 사과와 특허권으로 가져간 돈의 30분의 1밖에 안되는 보상으로 이 문제를 불가역적인 일로 가져 갈수는 없다. 차라리 그돈을 찢어서 일본 하늘에 날리자는 불만이 가득한 것이 지금의 우리의 정서이다.

대부분 80·90대인 생존하고 계신 그분들은 올해에만 9명이 줄어 현재 46명이라고 한다. 그분들은 이번 합의에 대해 엇갈리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아마도 합의에 찬동하는 분들도 그건 국가외교를 위한 양보이지, 그들의 순결과 질곡의 세월을 금전으로 바꾸겠다고 찬동하는 분들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일본은 진정 그분들에게 그리고 한국민에게 무릎 꿇고 사죄해야 한다. 그리고 세계에 약속해야 한다 “진정 정의로운 국가로 거듭 태어나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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