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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의 농산물 외교

서동훈(칼럼니스트)
등록일 2015-12-29 02:01 게재일 2015-12-2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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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고위층들이 먹는 음식은 특수 재배한 무공해 식품이다. 농약이 날아오지 않는 외딴 청정지역에서 기른 벼와 채소만 식탁에 오른다. 계란도 가짜를 만들고, 우유도 색깔만 허연 `물우유`를 만들어 파는 나라지만, 최고위층과는 상관 없다.

외국 여행을 다닐 수 있는 중산층도 수입산을 좋아한다. 한국은 법이 엄격하고 단속이 삼엄하기 때문에 가짜가 없다 해서 `유커`들은 쇼핑 목적으로 한국에 온다.

`중국 중산층 용 쌀과 김치`가 중국으로 대거 수출될 모양이다. 조류독감이 중국을 휩쓸때 “한국 김치를 먹고 효과를 봤다”는 말이 퍼져 한국 김치가 팔리기 시작했다.

자존심 상한 중국 정부가 까다로운 위생기준을 만들어서 김치 수입을 막았는데, `100㎏당 대장균 30마리 이하`라는 기준을 통과하려면 김치를 볶거나 삶아야 한다.

그러나 한·중 정상회담 이후 위생기준을 국제 식품 규격에 맞추면서 김치 수출이 지난달부터 재개됐다. “한중 관계가 더 이상 좋을 수 없다”란 분위기에 김치가 덕을 봤다.

지난 10월 말 한·중 정상회담에서 중국이 한국 쌀을 수입하기로 합의하면서, 최근 중국 검역관 4명이 한국에 왔다. 경기도 이천쌀·충북 청주쌀·충남 서천쌀·전남 해남쌀·강원도 철원쌀 등의 보관상태와 품질을 돌아보았다.

유커들로부터 “한국 쌀밥맛이 좋더라”란 입소문이 났고, 가격도 일본산 쌀보다 싸고, 수송거리도 일본보다 가까우니 여러모로 한국에서 사가는 것이 덕이다. 중국 검역관들은 이번에 6곳을 점검한 후 4~5곳을 낙점할 예정인데, 유감스럽게도 `경북의 쌀`은 후보군에서 빠졌다.

경북의 농산물 외교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서라벌이 실크로드의 시발점이다”란 행사를 벌일때 중국 시안(西安)인들은 “어이 없다”며 비죽거렸다.

실크로드에 무임승차하려다가 중국 수출열차를 놓친 것은 아닌지. 13억 황금시장이 너무 아깝다.

/서동훈(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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