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근 등 계좌 700개 추적<bR>30여개 차명계좌 포함<bR>수상한 자금 파악나서
희대의 사기범 조희팔 조직 2인자 강태용(54)을 구속한 검찰이 범죄수익금 은닉 규모 등을 파헤치려고 수 백개 계좌를 광범위하게 추적한 것으로 드러났다.
24일 대구지검에 따르면 조희팔 사건 재수사 후 지금까지 추적한 조희팔 측근 등 계좌 수는 700개 정도에 이른다. 이 중에는 2008년 4월부터 10월까지 조희팔이 중국으로 밀항하기 직전 제3자 명의로 개설한 차명계좌 30여개가 포함됐다.
대구지검은 대검찰청 계좌추적팀의 지원을 받아 차명계좌 등에 나타난 돈 흐름을 정밀 추적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거래 목적이 명확하지 않은 수상한 자금 흐름 일부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자세한 내용은 밝힐 수 없지만 자금 세탁 및 은닉, 로비자금 제공 등에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검찰은 강태용에게 적용한 200억원대 회삿돈 횡령 등 혐의를 입증하고, 추가 은닉재산 등을 밝히기 위해 강씨와 대구구치소에 수감 중인 공범들 간 대질신문도 벌이고 있다.
강태용에 대한 기소는 내년 1월 초 이뤄질 예정이다.
또 최근 조희팔과 강태용 주변 인물 사무실과 집 등 5곳을 추가로 압수수색하고, 사건 관련자 5명을 추가로 출국 금지했다. 이와 함께 대구 출신 `원로 주먹`인 조모(77)씨 등 연루 의혹을 받는 인물들에 대한 소환조사도 단계적으로 할 방침이다. 계좌추적 과정에서 범죄 수익금 5억원가량이 조씨 측에 흘러간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아직 구체적인 소환 날짜는 정하지 않았다.
검찰 관계자는 “조희팔 사기사건 수사 속도가 더디다고 볼 수도 있지만 불가피한 면이 있다”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은닉자금 및 비호세력 여부, 조희팔 사망 진위 등을 한 점 의혹 없이 밝혀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창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