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Adieu)는 프랑스 말에서 작별이나 이별을 할 때 쓰이는 인사말이다. 2015년 한국 정치를 되돌아보면 정말 갈등과 분열로 점철되어 있다. 상처로 얼룩진 이러한 정치를 하루 빨리 아듀라고 하고 싶다. 우리 정치에서 여야의 갈등은 고질병으로 치부하더라도 여야당내와 당청의 갈등도 만만치 않다. 민주 정치는 의회를 통한 갈등과 대립을 타협하고 조절하는 것인데 한국 정치는 너무 파행적이다. 유권자인 국민들이 오히려 한국의 정치와 정치인을 걱정하는 형국이 되어 버렸다.
올해 여권 내 당청 갈등의 핵은 `유승민 파동`이라고 볼 수 있다. 대통령과 여당의 원내 총무가 맞붙은 소위 그 파동은 그의 사퇴로 우선 봉합된 듯 하였다. 유승민의 타의에 의한 사퇴로 당청 갈등은 일단락된 듯 하지만 갈등의 소지는 여전히 잠복해 있다. 여기에 더하여 여당내의 친박과 비박의 갈등은 당 운영에 있어서 여러 곳에서 노정되고 있다. 지난번 개헌 발언으로 궁지에 몰렸던 김무성 대표가 조심스러운 처신을 하다 보니 그의 존재감은 보이지 않고 있다. 당 대표 김무성의 몸 사리는 자세는 대권후보로서 그의 비전을 알기 어렵게 한다. 그의 처신은 `무대`라는 통 큰 이미지를 탈색시키고 있다. 총선 공천이 가까워 올수록 여권 내의 갈등의 폭은 더욱 증폭될 것이 분명하다. 모두가 계파 이기주의적 소산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의 분열은 이제 극에 달하고 있다. 지난 지방선거와 보궐선거의 완패로 책임론은 문재인 대표를 흔들기 시작하였다. 친노 주류의 문재인 당 대표 유임과 비노 비주류의 사퇴 공방이 팽팽히 맞섰던 것이다. 결국 선거 패배의 책임을 추궁 당하는 당대표 문재인의 리더십은 사방으로 흔들리고 탈당의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천정배, 박주선에 이은 안철수의 탈당은 심각한 분당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 탈당파들이 한배를 탈지 각자도생할 지는 현재로서 분별하기 어렵다. 모두가 호남을 기반으로 한 `새 정치`와 `당 혁신`을 내걸고 있지만 이기적인 타산에서 나온 것은 부정 할 수 없다.
이러다보니 의회 정치에서 여야의 정치 갈등은 더욱 심각하다. 여야 공히 당 내부의 분열이 협상의 입지를 더욱 좁힌 결과이다. 여야가 `원칙`과 `선명성`이라는 미명하에 강경정책으로 치닫고 있어 `타협의 정치`는 실종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여야는 선거를 3개월여 앞둔 시점에서도 총선의 선거법 하나 통과시키지 못하고 있다. 여야 모두 국민보다는 당리당략과 자신의 입지를 앞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선거법 개정은 개정이 늦어진다고 현역 여야의원이 결코 손해 볼 일이 아니다. 대통령이 그렇게 요구하는 경제 개혁 입법도 국회 통과가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여당과 청와대의 개정 법률의 직권 상정 요구에 대해 삼권 분립을 내 세워 거부하는 정의화 의장의 존재감만 부각될 뿐이다.
민주 정치에서 대립과 갈등은 완전히 해소될 수 없다. 집안의 부부와 부모와 자식 간에도 대립과 갈등이 있으니 말이다. 문제는 우리 정치에서 이러한 갈등이 누구를 위한 갈등이며 어떻게 타협하여 수습하는가가 문제다. 모두가 자신과 집단의 이기주의적 소산이다. 이러한 정치적 갈등과 극한적인 대립은 결국 의회에 대한 불신을 증폭시킨다. 그것이 한국 정치와 정치인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그로 인한 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피로감과 냉소주의는 더욱 확산되어 정치에 대한 무관심을 유도한다.
올해를 보내면서 이제 우리 정치도 이러한 갈등으로 얼룩진 공멸의 정치를 `아듀` 하여야 한다. 새해에는 보다 선진적인 상생의 정치를 회복하는 것이 우리 정치의 급선무다. 영국의회는 `남자를 여자로 바꾸는 일` 외에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한다. 이를 위해서는 내년 4월 총선에서 그래도 보다 정직하고 성실한 일꾼부터 선출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