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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수렁 속, 중소기업 위기의식 `심각`

등록일 2015-12-24 02:01 게재일 2015-12-2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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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철강공단 입주기업 등 지역기업들이 유례없는 불황 속에 매서운 칼바람을 맞고 있는 가운데, 전국 중소기업들의 위기의식이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가 23일 전국 300개 중소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우리 산업에 대한 중소기업 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산업 형편에 대해 72.4%가 `위기(위기 43.7%, 심각한 위기 28.7%)`로 인식하고 있으며 `위기가 아니다`라고 인식한 기업은 0.3%에 불과했다.

중소기업들의 위기상황 인식 이유(복수응답)로는 36.9%가 `가격ㆍ품질ㆍ기술 경쟁력 약화`를, 36.4%는 `업체 간 과당 경쟁`, 34.1%는 `생산성 향상 둔화`, 31.8%는 `성장동력 산업 미확보` 등을 꼽았다.

위기로 인식하는 기업의 43.8%는 `2017년 하반기`까지 위기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측해 중소기업들의 암담한 처지를 반영했다.

응답 기업의 52.0%는 한국경제의 가장 크고 심각한 문제로 `소득 및 대ㆍ중소기업간 불균형 심화`를 꼽았다. `청년실업 등 높은 실업률(32.7%)`, `소비여력 부족 등 내수침체(27.0%)`, `주력산업 부진 등 성장동력 실종(26.3%)`, `과도한 가계부채 등 금융불안 가능성(25.0%)` 등이 뒤를 이었다. 대처 방안으로는 44.3%가 `관리비 축소 등 긴축 경영을 고려하거나 추진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중소기업의 위기상황은 글로벌 철강경기 침체 속에 좀처럼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는 포항철강공단의 경우에서 여실히 증명된다. 포항철강관리공단에 따르면 지난 10월말 기준으로 공단 내 입주업체 277개사 가운데 16개 업체가 휴·폐업에 들어간 상태이고, 법정관리 중인 업체만도 10여 곳에 이른다. 포항철강공단 업체 대부분이 연말을 고비로 대대적인 감원에 나설 것이라는 소문마저 곳곳에서 들려오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의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 영리기업 수는 모두 537만 7천 개이고, 이중 중소기업이 537만 3천 개(99.9%)로서 압도적이다. 전 산업에서 중소기업종사자수 비율도 무려 86.8%에 달한다.

선거 때만 되면 이 나라 정치인들은 모두 자신이 당선되기만 하면 중소기업이 태평성대를 맞을 것처럼 무지갯빛 청사진들을 흩뿌리곤 한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도 중소기업들이 겪고 있는 만성적 애로들은 줄어들 기미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정부가 좀 더 발 빠르고 효과적인 대책으로 고사 직전인 중소기업을 살려낼 환경을 만들어내야 한다. 20대 총선에 온통 넋을 빼앗긴 정치인들 역시 피폐한 중소기업의 현실을 시급히 돌아보아야 한다. 넉달도 채 남지않은 내년 총선에서 정치인들이 또 어떤 화려한 `중소기업 활성화 대책`을 내놓을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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