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부검결과 통보 질질 끌어
포항에서 한 30대 남성이 원인불명으로 숨진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부검결과를 유가족에게 알려주지 않아 물의를 빚고 있다.
16일 포항북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1월 초, 포항영일만항 경비용역회사 계약직 직원인 A씨(36)가 근무지에서 숨진 채 발견됨에 따라 경찰은 A씨에 대한 부검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의뢰하는 등 조사에 들어갔다.
하지만 문제는 지난 14일 사건이 종결됐음에도 경찰이 부검결과 등의 사실을 유가족의 거듭된 요청에도 알리지 않아 A씨의 가족이 애를 태우고 있는 것.
특히, A씨의 부인 B씨는 수차례 부검결과에 대해 경찰에 문의했지만 `아직 결과가 안 나왔다`답변만 돌아왔으며, 사건이 종결된 16일 현재까지도 이런저런 핑계 외에는 어떠한 내용도 경찰이 밝히지 않는다며 울분을 토했다.
B씨에 따르면 지난 11월 경찰서 방문에 이어 지난 10일 부검결과를 묻기 위해 또다시 경찰에 전화했으나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는 말만 들었다. 이후 지난 14일 국과수로 부터 `결과가 북부서로 통보됐다`는 답변을 처음 듣고 재차 담당형사에게 연락했으나 `팩스가 고장이 나서 접수하지 못했다`는 답변만 들었다.
B씨는 “건장한 가장이 사망을 했고 유가족도 마음이 찢어지는 심정으로 부검을 했다. 시급한 상황에서 선택한 결과인 만큼 결과가 나왔으면 유가족에게 즉각 통보해주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며 “부검결과 때문에 사망과 관련한 모든 일처리를 못하고 있어 수차례 알려달라고 부탁했으나, 경찰은 어처구니없는 핑계만 대고 있어 답답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지난 15일 본지 취재 당시 `유가족과의 오해가 있어 내용이 정확하게 전달되지 않은 것 같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가족에게 이미 부검결과를 통보했고, 팩스가 고장났다는 주장도 경찰의 형사사법정보처리시스템인 `킥스`에 수신이 안됐다는 말을 잘못 알아들었다는 것.
하지만 유가족은 경찰이 부검결과에 대해 한 번도 연락한 적이 없었으며 이는 업무 태만 등의 이유를 은폐하기 위한 거짓말이라며 반박하고 나섰다.
실제로 16일 취재를 통해 부검결과가 나온 시기는 지난 2일이고 포항북부서가 접수한 날은 다음날인 3일로 확인됐다. 담당형사의 통화기록 또한 `유가족에게 부검결과를 통보했다`는 10일 통화는 B씨로부터 수신된 전화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황이 이렇자 북부서는 부검결과가 타살이나 특이한 점이 있는 경우 즉시 유가족에게 알려주지만, A씨와 같이 원인불명으로 나타난 경우에는 사건이 종결된 이후에 보통 통보를 하게 된다며 해명하고 나섰다.
포항북부서 관계자는 “담당형사와 유가족 간의 소통에 있어 서로 오해가 있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며 “즉시 유가족에게 부검결과를 정확하게 통보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