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정도를 가는 것이 지금껏 버틸 수 있었던 원동력이죠”

연합뉴스
등록일 2015-12-10 02:01 게재일 2015-12-10 14면
스크랩버튼
 황정민, 개봉 앞둔 영화 `히말라야`서 엄홍길 역
“산보다 위대한 것은 사람이죠. (이번 영화에도) 사람이 있으니 산이 있는 것 같아요.”

오는 16일 개봉하는 영화 `히말라야`에서 엄홍길 등반대장으로 분한 황정민(45)은 이번 영화가 주는 메시지를 한 마디로 표현해달라는 말에 이렇게 답했다.

그가 출연했던 영화 가운데 지난해 연말 개봉한 `국제시장`은 올해까지 1천426만명이 넘는 관객이 극장을 찾았고, 지난여름 개봉한 `베테랑`은 1천341만명을 넘기며 올해 개봉한 영화 가운데 가장 많은 관객을 모았다.

한 배우가 주연한 영화 두 편이 잇달아 1천만 영화에 오른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올 한해 영화계에서 가장 뜨거운 배우 황정민을 8일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그는 현재 연기와 연출을 겸한 뮤지컬 `오케피`의 막바지 연습에 한창이다. 내년 1월부터는 악역으로 나오는 영화 `아수라` 촬영에 들어간다.

충무로에서 명실상부한 흥행 보증수표로 거듭났다는 덕담에 그는 “매 작품이 산넘어 산”이라며 “죽을 것 같다”고 멋쩍게 웃었다.

2005년 엄홍길 대장이 주축이 된 휴먼 원정대 실화를 바탕으로 한 `히말라야`는 동시기 개봉작인 최민식 주연의 `대호`와 함께 이달 최고의 기대작으로 꼽힌다.

최민식과 한 판 붙게 되는 각오가 어떠냐고 묻자 “대결은요, 무슨”이라며 “최민식 옹(翁)에게 감히”라며 웃었다. 황정민은 전작 `신세계`에서 최민식과 호흡을 맞췄던 적이 있다.

“지난여름에 `베테랑`과 `암살`이 흥행 쌍끌이를 했듯이 `히말라야`와 `대호`도이렇게 충분히 잘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영화에 대한 관객의 수요가 커졌잖아요. `대호`와 동시기에 개봉하는 사실을 어찌 보면 반길 일이죠. `대호`를 연출하신 박훈정 감독님을 비롯해 그 영화 스태프가 모두 제 식구들과 다름없어요. `대호`는 잘 돼야 해요.”

네팔 히말라야와 프랑스 몽블랑, 경기도 양주와 강원도 영월을 오가며 촬영한 제작 과정은 악전고투의 연속이었다. 배우와 스태프 구분없이 모두가 무거운 촬영 장비를 나눠 들고 고지대를 오르내렸다.

고생이 가장 심했던 몽블랑 현지 촬영 때는 안전대원들에게 사고가 나도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각서까지 써야 했다.

“이번 영화를 촬영하면서 느낀 점은 `제일 중요한 것은 사람이구나`였어요. 촬영 배경이 산인 이번 영화에서 어느 순간 산보다 사람이 중요하다는 점을 알게 되더라고요. 서로 애틋할 정도로 똘똘 뭉치다 보니 실제 휴먼원정대처럼 동료애와 에너지가 생겼던 것 같아요. 그렇게 생긴 힘이 `히말라야`에 담겨 있어요.”

황정민은 2005년 엄홍길 대장의 목소리에서 났던 거친 쇳소리를 만들어 내려고 촬영 현장에서 3일 내내 소리를 질렀다는 일화도 전했다.

“해발 8천m를 올라가면 일단 공기가 굉장히 건조하고, 가쁜 호흡으로 찬 공기를계속 들이키다 보면 성대가 갈라지거든요. 산악인 느낌의 리얼리티를 위해 일부러 목이 쉬게끔 시간만 나면 미친 듯이 소리를 질러댔어요. 목이 쉬는데 딱 3일 걸리더라고요. 제 목소리를 들어 보니 근사해서 나중에 후시녹음 때도 집에서 사흘 동안 똑같이 소리를 질러 쉰 목소리를 만들었어요.”

황정민은 “이렇게 고생을 하다가 마지막 촬영 날 나도 모르게 막 눈물이 나 세트장 뒷산에 가서 대성통곡했다”며 “그렇게 운 것은 열일곱 살 때 집안의 모진 반대를 무릅쓰고 연극 공연을 마쳤을 때 이후로 처음”이라고 전했다.

“작품을 시작하면 저는 절대 지름길로 가지 않아요. 무조건 정도를 가는 거죠. 그것이 제가 지금껏 버틸 수 있었던 힘이었어요. 정직하면 당장은 힘들지만, 하면 할수록 힘이 생긴다는 것을 제 스스로 믿고 있어요.” /연합뉴스

방송ㆍ연예 기사리스트

더보기 이미지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