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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불꽃 터뜨릴 30대가 기대돼”

연합뉴스
등록일 2015-12-08 02:01 게재일 2015-12-08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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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근영 종영한 SBS `마을-아치아라의 비밀`서 주인공으로 열연
“찬란하고 빛났어야 할 20대를 움츠려 살았던 것 같아요. 제가 하고 싶은 역할이 있어도 `문근영이 조연을 해? 한물갔나?`라고 생각할까봐 못 했어요. 하지만 이제는 그렇게 보든 말든 신경쓰지 않아요. 또 진짜로 한물 간거면 어때요, 전 이제 서른이고 한번쯤 더 기회가 올텐데요.”

7일 오전 서울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문근영은 어떤 껍데기를 깨고 나온 듯한 모습이었다.

문근영은 최근 종영한 SBS TV `마을-아치아라의 비밀`에서 주인공 한소윤 역을 맡아 열연했다. 소윤은 어릴 적 헤어진 언니의 흔적을 찾다 아치아라 마을의 비밀을 파헤치게 되는 역할.

주인공이지만 사건의 중심에 서 있다기보다 시청자들을 사건으로 안내하는 화자(話者) 역할을 했다.

보통 드라마의 주인공처럼 사건 해결의 중심에 서지도, 캐릭터가 돋보이지도 않은 것이 아쉽지는 않았을까.

문근영은 “`문근영이 맡은 캐릭터인데 뭔가 있겠지`라는 기대를 하신 분들이 굉장히 답답해 하시던데 그때마다 저는 속으로 `저는 그냥 내레이터에요. 전 그냥 전달하는 게 목적이에요`라고 생각하면서 저 나름대로 답답해했다”며 웃었다.

`마을`은 마지막회까지 시청자들로 하여금 범인 찾기에 몰입하게 했지만 결국은 누가 죽였느냐 보다 `왜` 죽였느냐가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문근영은 “개인적으로는 16회까지 (굉장히 집요한) 소윤의 행동에 대한 설명이나 개연성이 잘 안 드러나서 속상하기도 했다”며 “16회를 통해 가족을 찾고, 그 가족이 왜 죽었는지를 밝히는 게 소윤에게는 일종의 사명감이었다는 사실이 잘 정리돼 마음에 들었다”는 소회를 밝혔다.

2000년 방송된 `가을동화`에서 `국민 여동생`의 칭호를 얻은 지 15년.

문근영은 `국민 여동생`이라는 타이틀은 부담이면서 지키고 싶은 것이었다고 털어놨다.

“다른 `국민 여동생`들이 많이 생긴 지금 생각하면 `국민`이라는 단어가 붙는다는 게 얼마나 대단한지 알겠어요. 예전에는 부담스럽기도 하고 싫기도 했어요. 그러면서 동시에 지키고 싶은 것이었고요. 그렇다보니 작품을 선택할 때 신경써야 할 게 많았고요. 최근 출연한 영화 `사도`나 `마을`을 통해 단순한 `국민여동생` 이미지의 탈피가 아니라 문근영이라는 배우의 방향성이 바뀌었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어딜가나 `국민 여동생` 이미지를 어떻게 벗을 건지를 묻는 질문을 받아야 했던 문근영은 “예전엔 확실히 가진걸 꼭 쥐고 지키려고 했다면 이제는 조금씩 놓아지기도 한다”며 “작년 즈음 `오춘기`를 `딥하게` 겪으면서 힘들었는데 영화 `사도`를 하면서 이준익 감독님, 송강호 선배님, 전혜진 선배님과 술자리를 가지고 이야기를 많이 나누면서 생각이 좀 정리가 됐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지금이 과거 그 어느때 보다 욕심이 많은 시기”라고 말한 문근영은 “20대의 저는 배우로도, 연예인으로도, 여자로도 많이 움츠려 살았던 것 같은데 이제 많이 깨졌다. 그래서 20대 때 빛내지 못했던 수많은 불꽃을 `펑 펑 펑` 터트릴 생각에 30대가 기대된다”고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다부지게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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