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스타 피아니스트는 6·25때 초등학생이었고, 학교에 있던 피아노로 음악을 익혔는데, 서울에서 피난 온 음악 교수가 그의 천재성을 알아보았다. 52년 피난시절 부산 이화여고 바닷가 천막학교에서 열린 콩쿠르 초등부에서 우승했고, 서울예고를 거쳐 서울 음대 3학년때 제1회 동아콩쿠르에서 우승했는데, 그때 연주한 곡이 바로 조성진이 쇼팽 콩쿠르에서 `달관의 경지`를 보인 그 곡이었다. 오스트리아 유학에서 돌아온 그는 외국 오케스트라와 연주자의 내한 공연에서 협연과 반주를 도맡으면서 `음악한국`을 세계에 알렸다.
조성진의 쾌거는 `클래식의 대중화`라는 기현상을 촉발시켰다. 그의 DVD가 불티나게 팔렸다. 한국음악의 세계화에 기여하면서 한국의 위상을 드높였음은 물론이다. 신라때부터 한민족은 밝은 흰색을 좋아하고 노래하고 춤추기를 즐기는 민족이라는 역사기록이 많은데, 그 음악DNA가 한민족의 피속에 맥맥히 이어지고 있음이 이번에 다시 입증됐다.
지난 3월에 방영된 `꽃보다 할배`가 두바이를 배경으로 하는 바람에 이곳을 찾는 관광객이 부쩍 늘었다. 두바이 관광청은 PD 나영석에게 공로상을 수여하고 `간곡한 감사의 인사`와 함께 한국 관광 진흥을 위해서 할 수 있는 협력을 다 할 것을 약속했다. 문화의 힘은 지구 반대편 국가와의 거리도 이웃처럼 끌어당긴다.
탈북 대학생들과 한국 대학생들이 만든 무언 창작극 `하나를 위한 이중주`가 독일 통일 25주년 기념행사에 초청받아 브란덴브르크와 베를린 소극장에서 12월 초 공연을 펼친다. 굶주림을 견딜 수 없어 목숨걸고 탈북한 과정을 그린 연극이다. 문화의 위력이 통일을 앞당길 힘이 되리라 믿는다.
/서동훈(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