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섭 장관 대구 동구갑 출마설 `솔솔` <BR>총선 앞두고 `제 2의 친박벨트` 형성 조짐<BR>수석비서관들도 줄줄이 `하마평` 무성
내년 총선을 앞두고 `TK(대구·경북) 학살설`이 꾸준히 제기되자 지역 정가는 “만만한게 TK냐”며 노골적인 불만을 표출하고 나섰다.
9일 새누리당 등 지역정가에 따르면, 내년 총선을 앞두고 TK에 `제2의 친박벨트`가 형성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첫해인 2008년 제18대 총선에서 친박(친 박근혜)계가 대거 공천에서 탈락할 당시 대구에는 `친박연대`를 중심으로 `대구 벨트`가 형성됐었다.
박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나라당(새누리당의 전신) 공천을 받지 못한 홍사덕(서구) 조원진(달서병) 박종근(달서갑) 이해봉(달서을) 후보가 친박연대 또는 무소속으로 총선에서 당선돼 생환하면서 친박 전진 기지 역할을 한 것이다.
이같은 움직임은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이 8일 사의를 표하고, 대구 동구갑 출마설이 유력하게 흘러나오면서 더욱 가시화하고 있다.
전광삼 전 청와대 춘추관장은 대구 북구갑 출마를 준비하며 현지에서 바닥을 다지고 있다. 대구 동구갑은 유승민(대구 동구을) 전 원내대표의 인접 지역구로 류성걸 의원이 지난 19대 총선에서 초선으로 당선된 지역구다. 대구 북구갑은 `유승민 키즈`라고 불리는 권은희 의원의 지역구다.
이밖에 청와대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안종범 경제수석, 신동철 정무비서관, 안봉근 국정홍보비서관, 천영식 홍보기획비서관 등의 대구 출마 가능성도 여의도 정가에서는 꾸준히 나오고 있다.
아울러 곽상도 전 민정수석과 관련해선 박 대통령의 지역구였던 대구 달성, 윤두현 전 홍보수석의 경우 대구 서구 출마설이 돈다. 조명희 전 대통령 소속 국가우주위원 또한 대구 출마 가능성이 높다.
대통령 정무특보를 지낸 윤상현 의원이 유승민 전 원내대표 부친상 상가에서 “공천은 과정도 중요하지만 참신성이 더 중요하다. 잘못하면 수도권 표심까지 영향을 받는다”고 말한 것도 쉬이 볼 수 없는 대목이다.
지역의 한 친박계 의원은 “유승민 전 원내대표와 같은 세력화가 아니라 박 대통령을 중심으로 국정 철학을 공유하고 이를 구현할 인물들이 거론되고 있다”며 “친박계에서는 지난해 세월호 사태가 터지고 거의 국정이 마비되다시피 한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공천한 것이나 다름없는 대구 지역 의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데 대한 실망감이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이러한 `대구 물갈이설`이 경북으로까지 확대되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구체적으로 최경환(경산·청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여의도로 복귀하는 시점부터 경북 판세가 요동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심학봉 전 의원이 사퇴한 구미갑에서는 백승주 전 국방부 차관의 영입설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백 전 차관은 이미 `박근혜 키즈`로 불리고 있으며 이인선 전 경상북도 경제부지사가 대구 출마로 방향을 바꾼 것도 이 때문이라는 설도 존재한다.
물론 대구·경북에 대한 물갈이설이 현실화된 것은 아니다. 신동철 정무비서관은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박고 있다.
지역의 한 비박계 의원은 “여전히 김무성 대표의 오픈프라이머리 논의는 진행중이며, 지팡이를 꽂아도 당선될 것이라는 얘기는 과거에나 통하던 것”이라면서 “지역 주민들이 그만한 것에 좌지우지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창형·박순원기자
chlee·god02@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