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말을 타고 앞서 가고, 여자는 짐봇따리를 메고 뒤 따라 걷는 것이 아랍지역의 일반적 모습인데, 걸프전 이후 좀 바뀌었다. 여자가 짐을 메고 앞서 가고, 남자는 말을 타고 뒤따라 간다. 여성의 위상이 좀 높아졌나 해서 물어봤더니 “전쟁때 미군이 사막에 지뢰를 많이 묻어놔서….” 이슬람과 적대하는 서방지역 유머.
인도의 국법에는 카스트가 금지되지만, 오랜 전통이 쉽사리 바뀔 리 없다.
한 마을에서 있은 실제 이야기다. 낮은 카스트의 처녀와 높은 신분의 총각이 눈이 맞았는데, 결혼은 결코 허락되지 않아 둘은 도망을 갔다. 마을 원로회의가 둘을 처벌하는 재판을 했는데, “처녀의 여동생을 대신 처벌하되, 나체행진을 시키고, 아무나 성폭행을 해도 좋다”란 판결이 나왔다. 남자측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없었다. 21세기에 이런 곳도 있다.
캐나다의 43세 된 젊은 총리 트뤼도는 취임식에서 파격적인 여성우대 정책을 내놨다. “장관 수를 남녀 동수로 하겠다”는 것인데, 실제 남녀 각 15명씩의 국무위원 명단을 발표했다. 특히 원주민 여성을 법무장관에 임명한 것이 의미 있다. 캐나다에서 과거 `원주민 여성 1천여명의 실종·살해 사건`이 있었는데, 자유당은 선거운동때 “이 사건의 진상을 반드시 규명하겠다”고 공약했었다. 백인들이 인디언족·에스키모족을 멸종시키려고 원주민 여성들을 몰래 살해한 홀로코스트가 `원주민 법무장관`에 의해 단죄될 것인지?
우리나라 인사혁신처는 최근 “여군의 수를 대폭 늘리고, 여군에 대한 처우도 파격적으로 개선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여군파워`가 막강해질 것이니, 상관에 의한 성범죄 피해도 상당히 줄어들 것이고, 여성인력의 효율적 활용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대구여성가족재단은 108년전 국채보상운동 당시`패물폐지부인회`를 구성해 귀금속을 내놓았던 그 `구국여성운동`의 전모를 밝히고, 그 중심인물들의 명단을 완성했다. 남자들은 `담배 끊고 모은 돈`을 냈지만 여성들은 패물을 내놓았다. 그런데도 역사는 `남성 위주`로 기록됐다.
/서동훈(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