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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사군도

서동훈(칼럼니스트)
등록일 2015-11-03 02:01 게재일 2015-11-0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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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토분쟁은 대체로 두 나라 사이에서 벌어지지만 6개 나라들이 `분쟁당사국`이 되고, 다른 여러나라들이 `이해관계국`인 경우도 있다. 남사군도(南沙群島) 이야기다. 암초지대인 이 곳은 그동안`영토` 대우도 못 받았지만 근래 이 근처에서 유증(油證)이 발견되자 주변에 있는 중국·대만·베트남·필리핀·말레이시아·브루나이 등이 서로 “우리땅이다” 주장하고 나서고, 중국은 이 암초지역을 메꾸어서 인공섬을 만들고는 “확실한 우리영토”라 주장하는데, 미국은 “국제법상 인공섬은 영토가 될 수 없다”며 영유권을 인정하지 않는다.

이 해역이 중요한 것은 온 세계가 가장 많이 이용하는 무역항로이기 때문이다. 유럽과 동남아 사이를 오가는 무역선들이 대부분 이 해로(海路)를 이용한다. 우리나라는 무역선의 30%와 에너지 90%를 이 항로를 통해 수송한다.

호주나 일본 등 수많은 나라 배들도 이 해로를 지나 다닌다. 역대로 이 바닷길의 주도권을 쥔 나라는 미국이었는데, 중국이 그동안 가만히 있다가(屈) 최근 인공섬을 건설하고 등대를 세우면서 “우리가 주인이다(起)” 하지만 미국이 “오냐. 그래라”할 리 만무하다.

해상 주도권을 누가 쥐느냐 하는 문제는 대체로 국력(國力)에 의해 결정된다. 통일신라 후기 남해의 해상권을 쥔 나라는 신라였다. 장보고 장군이 강력한 해군력으로 해적을 소탕하고 뱃길의 안전을 확보하면서, 관청족보에도 없는 `청해진 대사`가 돼 `일본~신라~당나라` 사이의 교역로의 주인이 됐지만 `임금을 셋이나 올렸다 내렸다`하는 힘과시를 너무 한 죄로 암살을 당하면서 처절하게 몰락했다. 이후 `해양강국의 꿈`도 사라져버렸으며 신라의 멸망을 재촉하는 요인이 되기도 했다.

남중국해 해상권을 두고 지금 중국과 미국이 팽팽한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이 항로를 이용하는 많은 나라들은 선택을 요구받고 있다. 미국편이냐, 중국편이냐. 선택이 곤란할 때 최선의 길은 “유엔이 주도권을 쥐고 교통정리를 하라”고 공을 넘기는 것이다.

유엔이 정한 법과 원칙에 따르면 평화는 유지될 것이다.

/서동훈(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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