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4년 `청년정신대 사건`이 발각됐다. 이 비밀조직은 청년 혁명 결사로 “결정적인 순간에 거사를 할 계획”이었는데, 그 지휘자가 춘원이었다. 그가 사상전향서를 낸 것은 `위장`이었고, 사실상 `정신대 획책안`을 썼으며, 조직내에서도 일본식 이름 `가야마 미쓰로`를 사용했다. 일제의 감시와 의심을 피하려면 그 방법밖에 없었다는 말이다.
한일합방후 일제가 처음 한 일이 `조선사 왜곡`인데, 그 편찬위원회에 최남선이 들어갔다. 만해 한용운 등은 종로 한복판에서 `육당 장례식`을 거행했다. “조선 민족을 죽이는 역사를 만드는 일에 최남선이 들어갔으니, 그는 이미 죽은 사람”이라며 “애고 애고” 곡을 하며 위패 실은 상여(喪輿)를 메고 행진했다. 그러나 육당은 후에 이렇게 말했다. “조선사 편찬위원회가 무슨 짓을 할지 내가 왜 모르겠는가. 나라도 나가서 비록 다 막지는 못하더라도 조금이라도 막아야 하지 않겠는가. 나는 쾌히 욕을 먹을 것이네. 호랑이굴에 들어가지 않고 어떻게 호랑이를 잡겠는가” `위장 친일파`가 이렇게 많았다.
지금 `역사전쟁`이 치열하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지금 한국 국사학자 90%가 좌파로 전환돼 부정적 사관으로 역사를 가르치고 있다. 물러설 수 없는 전쟁이다”고 했고, 새정련 문재인 대표는 “두 분(박 대통령과 김 대표)의 선대가 친일, 독재에 책임 있는 분들이다 보니 그 후예들이 친일과 독재의 역사를 미화하려는 것이 이번 교과서 사태의 배경이고 발단”이라 했다.
`청년실업 7포시대`에 역사전쟁이나 하며 세월을 보낸다. 정치인들은 당장 화급한 과제를 미뤄두고 `싸움닭 기질`만 과시한다.
/서동훈(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