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포항 미래발전 심포지엄
`철강산업 위기와 포항지역경제`란 주제로 19일 오후 2시부터 포항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창조포항 미래발전 심포지엄`에서는 철강산업 쇠퇴기 이후 포항경제의 방향을 제시하는 전문가들의 열띤 토론이 펼쳐졌다. 특히 `철강산업의 사양화는 피할 수 없다`는 화두를 놓고 펼쳐진 `철강산업 위기와 포항지역의 다양한 위기극복 전략 평가`란 주제의 종합토론에서는 포항경제에 대한 위기인식과 미래방향의 절박함을 확인하는 공론의 장이 되기에 충분했다.종합 토론
●진행=서정헌 스틸앤스틸 대표
●패널토론-염미경(제주대 교수), 김진홍(한국은행포항본부 부국장), 박병칠(한국채권연구원 선임연구원), 손정수(스틸앤스틸 상무), 김용수(현대제철 노조 포항지회장), 이기권(포항시 창조경제국장)
수입 억제·감산 노력 절실정부, 위기대응 적극 나서야
□ 사회 = 서정헌
철강 산업은 경기 대응력이 낮고 설비 경직성과 고정비 상승, 사회적 비용 등을 감안할 때 상당히 위험한 산업이다. 현재 국내 철강 산업의 연착륙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에서 적극적인 수입 억제 노력과 철강업체간의 공조를 통한 감산 노력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사회적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정부가 나서 미리 위기에 대응해야 한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분업과 공조를 통한 경쟁의 효율성을 추구할 수 있도록 각 사(社)의 성격을 반영하는 정부정책 또한 필요한 시점이다.
지역 철강기업 경기 나빠향후 전망도 빨간불 켜져
□ 손정수
최근 철강사의 경영실적을 보면 포스코를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은 손익분기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후판에 주력하는 동국제강은 후판이 55% 매출을 차지하고 있다. 지금은 2개의 후판공장을 폐쇄하고 당진만 후판 공장을 가동 중이다.
현대제철은 철근을 특수강으로 전환하는 구도를 유지하고 있다. 넥스틸이 인력 구조조정 70%를 감원하는 등 전반적으로 포항에 산재하고 있는 철강기업들의 경기가 좋지 않다. 포스코의 위기는 포항지역 내 철강산업의 위기로 볼 수 있다. 여기에 향후 전망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철강산업 해법은 `노동자`
경영 함께 고민하고 풀어야
□ 염미경
과거 피츠버그 US steel에 근무했던 노동자와 만난 적이 있다. 그들에게 지역 산업의 몰락에 대해 묻자 일자리를 잃게 된 것은 신일본제철 때문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하지만 신일본제철 노동자들에게 물어보면 그들은 포스코 때문이라 한다. 이것이 바로 철강산업의 필연적인 과정인 것이다. 중국 등 신생국들의 추격이 이어지며 어쩔 수 없이 한국 철강을 중국에 내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도래했고, 이에 대한 해법은 노동자다. 앞으로 노조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고민하고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 관련 분야 노동자들이 함께 철강 경영에 대해 고민하고, 시민들도 철강 위기에 대해 인지해야 한다.
비관론은 지역경제 방해물연구기관 성장에 희망 걸어
□ 이기권
`포스코가 사양화 될 것이다`라는 단정적인 얘기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포스코가 갖고 있는 기술력이 많고 경영능력이 높기 때문이다. 또한 포스코 내부에서 노동조합의 기능을 다른 근로자 단체에서 하고 있는 등 너무 비관적으로 보는 것은 오히려 포항경제의 연착륙을 방해할 우려가 있다. 특히 민선 6기 출범 이후 철강산업 위기에 대한 대안 마련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포항은 연구 비용으로 2조원 정도를 지출하고 있으며, 현재 지곡을 중심으로 4천명 정도의 석박사가 연구하고 있는 자체가 포항의 큰 자산이다. 현재 연구기관의 기술력이 산업화 되지 못한 부분도 있지만, 분명히 산업화가 돼 가는 부분도 있으므로 점차 성장할 것이다.
자동차·조선 등 사업다각화경영관리 변화 필요한 시점
□ 김진홍
포스코가 국가적인 사명을 갖고 지금의 발전을 이뤄내 온 만큼, 2000년대 들어 민영화됐음에도 지역 대표기업으로서의 사명감이 여전히 크다. 포스코는 분명 `기업`이고 이익을 추구해야 한다는 이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자동차와 조선 등의 여러 사업에 뛰어들거나 이익을 위해 사업 다각화를 하는 등 경영 관리 변화가 필요하다.
두산 소비재 M&A 등 비교사이클 다른 산업 투자 필요
□ 박병칠
최근 철강업계 내에서는 자체적으로 정책 당국의 구조조정 진행과 확대 필요성을 거론하고 있다. 그동안 포스코는 산업 클러스터로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두산그룹 소비재 산업 중에서 M&A를 통해 사이클과 산업의 특성을 살리는 등의 사례를 살펴봐야 한다. 사이클을 달리하는 산업에 대한 투자도 필요하다. 이익을 차치하고서라도 투자한 만큼의 매출이 일어나지 않아 지역 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선진국 사례 통해 위기 극복노조도 연착륙 함께 도와야
□ 김용수
우리나라에서 철강산업은 바둑의 대마와 같다. 대마를 잡히지 않고자 노력해야 하며, 피츠버그, 기타큐슈 등 그들 도시가 어려워진 이유에 우리나라도 한몫을 했다. 하지만 현재 포항시민들은 철강업계에서 우려하는 만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것 같다. 구조조정은 노사 관계만 악화시킬 뿐 제대로 된 해답이 아니다. 독일 등 해외 선진국 사례를 통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길을 찾아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노조가 힘을 모으는 역할이 중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노조도 배워 철강산업이 연착륙하는데 도와야 할 것이다.
/고세리·김혜영·이바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