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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학(東醫學)의 미래

서동훈(칼럼니스트)
등록일 2015-10-15 02:01 게재일 2015-10-1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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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설의 제왕 신농(神農)은 한의학의 조상이다. 그후 의성(醫聖) `편작`과 `화타`가 나오고 `신농본초경`과 `황제내경`같은 고전들이 저술된다.

큰 전쟁이 나면 많은 사체들이 생기고 그때 마다 의학이 발전해서 새로운 의서(醫書)가 발간되는데 춘추전국시대 이후 중국의학이 획기적으로 발전했다. 조선조에는 `임진왜란과 한 천재의 만남`이 천하명저를 탄생시켰다. 광해군 시절 허준의 `동의보감`이다. `전쟁과 사체`가 허준의 해부학을 이뤘다.

중국 `중의학연구원` 투유유 교수가 올해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았다. 개똥쑥에서 말라리아 특효약을 찾아낸 85세의 할머니다.

개똥쑥은 강력한 향내가 나는 야생초인데 “꺾어다가 집에 두면 모기가 덤비지 않는다”는 옛의서에서 힌트를 얻어 꾸준히 연구한 결과이다. 중국인들은 굴기(屈起)란 말을 잘 쓰는데 “개구리는 멀리 가기 위해 몸을 움추렸다가 뛴다”란 뜻이다. 그동안 스웨덴 한림원은 `민주주의를 주장하는 반체제 인사`들을 `받지도 못할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했는데 이번에 처음 한의학자를 골랐다. 중국인들은 “굴기를 상징하는 경사”라며 반긴다.

`동의보감`의 유산을 가진 우리나라에서 `한의학 노벨상`은 먼 나라 이야기다. 서양의학은 동양의학 폄훼에 바쁘다. 밥그릇싸움에 한의는 늘 밀린다. `천연물의학`이라는 한의학의 한 분야가 있는데 최근 감사원과 한 국회의원이`과잉투자`라며 딴지를 걸었다.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태우기`를 잘 하는 공무원들이 이 분야 예산을 깎을 것이니 기초의학 연구는 동력이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의사들은 `환자 치료와 돈 벌이`만 생각하고 `연구`에는 관심이 없으니 `굴기`란 싹수조차 없고 그나마 생긴 것마저 서리를 맞는다.

`기초의학 연구자 양성기금`을 만들어야 한다. `청년희망펀드`도 조성하는데 그만한 투자를 못할 이유가 없다. 중국은 전통의학의 현대화를 위해 수천억원씩을 투자한다. `한의학 깎아내리기`는 결국 `꼬시래기 제 살 뜯어먹기`다.

/서동훈(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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