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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계파갈등 심각한 문제 아니다

등록일 2015-10-12 02:01 게재일 2015-10-1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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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한동<br /><br />경북대 명예교수·정치학
▲ 배한동 경북대 명예교수·정치학

여야 모두 당내 계파 갈등으로 진통을 겪고 있다. 새누리당의 친박과 비박의 갈등은 `안심 투표`에 친박에 대한 반발로 노출되었다.

비박의 김무성 당대표와 친박의 서청원 최고위원 간의 갈등이 최고 위원회 석상에서 공개적으로 표출되기도 하였다. 유승민 파동 이후 잠복된 여당의 갈등이 재현된 듯하다.

새정치연합의 친노와 비노의 갈등은 지난 1년간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었다. 벌써 천정배, 박주선 의원 등이 친노 패권주의를 비난하면서 탈당하였다. 당 대표 문재인의 지난 보선 책임론에서 시작된 야당의 당내 갈등은 당의 분열로 위기를 맞고 있다.

이러한 당내 계파 갈등은 여야 모두 당 대표의 리더십이 확고하지 못한 데 기인한다.

여당의 경우는 박 대통령과 다른 당파인 비박이 당 헤게모니를 장악한데서 비롯되었다.

야당의 경우는 친노의 수장인 문재인 대표의 당 장악에서부터 문제가 출발했다. 여야 모두 당권 경쟁에서 실패한 사람들이 현재의 당 대표를 흔들고 있는 형국이다.

이러한 당내의 갈등과 내분은 내년 총선 공천을 앞두고 더욱 노골화될 전망이다. 이러한 내분과 갈등이 당의 결집력을 약화시키지만 분당으로 갈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희박하다.

그러나 여야의 당내 계파 갈등을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당내 민주주의가 제대로만 작동한다면 결코 우려할 문제는 아니기 때문이다.

모든 당 조직에서 노선과 정책, 운영의 방식은 기본 입장이 다를 수 있다. 당의 현안에 관한 입장에도 차이가 있고 그 해법도 또한 의견이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

우리는 북한 일당 독재국가처럼 당내의 모든 결정은 `민주적 중앙 집중제 원칙`으로 관철되는 체제가 아니다. 우리도 과거 권위주의 정부 시절 일사불란한 당의 의지 관철이 유신체제를 자초한 적이 있다. 당내의 특정 세력의 헤게모니적 지배가 불행을 초래한 경우도 많다. 당내의 계파 갈등은 견제와 균형이라는 시각에서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오늘의 여야 당내의 갈등은 그 자체 보다는 그 추악한 성격이 더욱 문제이다. 당내의 대립과 갈등은 겉으로는 당 대표의 당 운영 방식에 관한 불평으로 노출되지만 따지고 보면 여야 모두 그 내면에는 공천권에 대한 헤게모니 쟁탈전이 위장되어 있다.

모두 지난 19대 총선의 공천의 탈락이라는 트라우마가 아직도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정치인은 공천이 자신들이 생명줄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김무성 대표 자신도 공천에서 탈락하였다가 되돌아 온 사람이며, 천정배 역시 마찬가지이다.

문제는 갈등과 대립의 방식이 조잡한데 더욱 문제가 있다. 모두 당대표에 대한 불신과 비판 방식이 네거티브 방식으로 흐르는데 더욱 문제가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당내의 계파갈등을 어떻게 합리적으로 조절 수렴하는가가 문제이다.

당내 민주적 절차를 통하여 합의하고 승복하는 관행이 정착되어야 한다. 여기에 당 대표의 확고하면서도 헌신적인 리더십이 요구된다. 여야 모두 당규에 규정된 당 대표의 임기는 반드시 보장되어야 한다.

당대표 리더십에 관한 불만은 차기 대표 경선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 이러한 절차를 무시한 당 대표 흔들기는 여야 모두에게 유리할 것이 하나도 없다. 오히려 그것은 정당 정치의 원칙에도 어긋난다.

여야 모두 총선의 공천 룰이 결정되면 거기에 반드시 승복하고, 총선승리를 위해 민생과 정책에 몰두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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