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의원들은 `증인 편`이 돼주는데, 이번 사태에서는 “저 사람 너무 한다”고 나무랄 정도다. 방송을 관리·감독하고 MBC 대주주인 `방문진` 고영주 이사장. 그는 사법시험 18회로, `부림사건`을 맡은 공안검사였으며, 2010년 `국가정상화추진위원장`자격으로 `친북인명사전` 편찬을 추진했다. 좌파정권이 `친일인명사전`을 만들자 MB정권은 친북인명사전으로 맞선 것. 그 책에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몇몇 야당 의원들의 이름이 올라 있다.
한 야당 의원이 “그런 생각을 가지고 방문진 이사장이 되셔서 MBC 신뢰도가 올라가겠는가”라는 힐난성 질문을 하자, 그는 “의원님들도 신뢰도가 그렇게 높은 건 아니지 않은가”라고 맞대걸이를 한 것이 결정적이었고, 여당 의원들까지 “국회의원을 모독한 발언”으로 간주하고,`엄호사격`을 멈춰버렸다. 잘 나나 못 나나 `국민이 뽑은 의원`이 국정감사를 하는 자리인데, 참지 못 하고 속내를 너무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은 그리 슬기롭지 못했다.
야당은 그를 고발했고, “메카시 광풍을 다시 보는 것같다” “나치시대의 괴벨스가 살아온 것같다”라 했고, “변형된 정신이상자”란 말까지 나왔으며,`방문진 이사장 해임결의안`제출과 함께 `임명권자인 박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했다. 1950년 메카시 미 상원의원은 “국무부에 297명의 공산주의자가 있다”고 폭로했고, 그 후 4년간 205명이 해임됐다. 소련 암호를 해독한 결과 그 간첩명단은 사실이었다. 괴벨스는 히틀러의 지시를 받아 유대인들을 학살했는데, 고 이사장을 괴벨스에 비유한 것은 터무니 없다. 그가 누굴 학살했나. 메카시 의원이 근거 없는 소리를 했나.
길이 아니면 가지 말고, 말이 아니거든 듣지 말라 했는데, 고 이사장의 `공산주의 발언`을 무시하지 않는 것을 보면, 새정련이 상당히 아팠던 모양이다.
/서동훈(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