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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한 선무당들

서동훈(칼럼니스트)
등록일 2015-10-08 02:01 게재일 2015-10-0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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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텍사스주의 한 초등학교 9학년(한국의 고교 1학년) 아흐메드 모하메드군이 과학지식을 발휘해서 시계를 만들었다. 그는 그것을 학교에 가져갔는데 수업시간에 알람이 우는 바람에 들켜버렸다. 영어 교사는 시계를 보고 “폭탄같이 생겼다”면서 교장에게 보고했고, 교장은 곧 경찰을 불렀다. 경찰은 아이에게 수갑을 채워 유치장에 가두었고, 학교는 그에게 `위험물 교실 반입죄`로 정학처분을 내렸다. 경찰은 시계를 분해해보고 폭발물이 아님을 확인했지만 바로 풀어주지 않았다.

9·11테러 이후 이슬람계 미국인들은 `상추밭에 똥 눈 개`가 됐다. 모든 행동을 의심한다. 수단에서 이민온 모하메드의 아버지는 “과학재능을 발휘해서 좋은 물건을 만들었을 뿐인데, 이슬람 혐오증때문에 내 아들이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며 억울해했다. 이 일이 신문에 보도되자 오바마 대통령은 트위터에 “아흐메드야, 그 멋진 시계 백악관에 기증하지 않겠니”라는 `멋진 글`을 올렸다. 괜히 대통령 자리에 오른 것이 아니다. 차별받는 유색인종의 통분을 한방에 날렸다.

결혼식날 신부 대신 신부의 언니가 웨딩드레스를 입고 `신부 대행`을 한 일이 인천에서 있었다. 결혼을 앞둔 처녀가 결혼자금을 마련하려고 보이스피싱에 들어가 `사기자금 인출·송금`을 도운 죄로 감옥에 가게 됐고 “그렇다고 결혼식을 안 할 수 없으니, 편법을 쓰자”고 양가가 합의한 것. 그러나 그 일이 무사할 수는 없었다. `축의금 수금`에는 차질이 없었으나 “사기 전과자와 살 수 없다”며 신랑은 혼인신고를 포기하고 파혼을 통고했다.

사실상 `북한전문가`는 없다. 아무리 사소한 일도 비밀인 폐쇄사회를 무슨 `자료와 근거`로 연구한다는 것인가.

그런데도 대학들에 `북한학과`가 있다. 더 황당한 것은 `법전문 변호사`들이 TV에 나와 `남북문제 해설`을 한다. 위험한 망발이다. 남북관계는 극히 민감한 사안인데 `아무 실익 없이 북의 심기를 건드리는 발언`을 내뱉는 바람에`파토내는`일이 없지 않았다. “선무당 생사람 잡는다”고 했다.

/서동훈(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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