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에 1대0 승리, 우승 확정
삼성은 지난 3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원정경기에서 1대0으로 승리, 남은 한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정규시즌 정상을 차지했다.
2011년 이후 5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이다. 지난 2013년 사상 최초로 3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의 신기록을 달성했던 삼성 라이온즈는 그 기록을 5년으로 이어갔다.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획득한 삼성이 마지막 무대에서 승리할 경우, 한국프로야구는 이제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시리즈 5연패라는 대기록을 갖게 된다.
삼성 라이온즈는 이번에도 의미 있는 기록을 세웠다. 2년 전에 사상 첫 9개 구단 시대의 첫 정규시즌 우승을 일궈냈고, 이번엔 사상 첫 10개 구단 시대의 첫 번째 우승 관문을 열었다.
시즌 정상의 길은 쉽지만은 않았다. 정규시즌 막판에 삼성 라이온즈는 다시 한 번 위기를 맞았다. 9월25일 SK전부터 9월30일 한화전까지 4경기 연속 패하면서 잔여경기수와 우승 매직넘버가 3으로 같아졌다. 이는 곧 잔여 3경기를 모두 승리해야 자력 우승이 가능하다는 의미였다.
사실 지난 통합 4연패 동안에도 한결 같았다. 삼성 라이온즈는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는 위기에 놓일 때마다 어김없이 파도를 넘는 회복탄력성을 보여줬다. 10월 2일 kt전에서 연장 승부 끝에 이겼고, 하루 뒤 넥센을 꺾으면서 결국엔 정규시즌 5연패 고지에 올랐다.
삼성의 구자욱은 `신드롬`이라 불릴만큼 활약을 펼쳤다.
역대 1군 첫해 최다인 23경기 연속안타 신기록을 세웠고 타율 3할4푼9리, 11홈런, 57타점, 17도루로 맹활약했다. 올해 박한이, 채태인, 박석민, 이승엽 등 주축 선수들의 부상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지만 그 때마다 구자욱이 우익수, 중견수, 좌익수, 3루수, 1루수 등 여러 포지션에서 빈자리를 메워줬다. 구자욱의 활약은 다른 젊은 선수들과 중견급 선수들에게 자극제가 됐고, 팀 전체의 활력을 일깨우는 계기가 됐다.
우승을 이끈 류중일 감독의 `소통` 리더십은 무엇보다 빛났다.
류중일 감독은 2016년에 `30년째 삼성맨`이 된다. 삼성 라이온즈에서만 선수, 코치, 감독으로서 30년째 시즌을 맞게 된다. 오랜 세월을 거치며 `반드시 해야 할 일`과 `해선 안 되는 일`을 보고 배웠다는 게 류중일 감독의 최대 강점. 팀의 과거와 현재를 잘 파악하고 있는 류중일 감독은 프런트와의 소통에 적극적이다. 류중일 감독이 항상 5년 후 미래를 걱정하는 건 그 누구보다도 라이온즈에 대한 애정이 크기 때문이다. 당장의 성적을 떠난 미래 설계가 가능한 것도 그 덕분이다.
류중일 감독은 “정규시즌 5연패까지 어려운 길을 함께 걸어온 선수들, 코칭스태프, 프런트 모두 항상 대단하고, 고맙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그는 “이제 1차 관문을 통과했고, 남아있는 한국시리즈 7번 중 4번만 이기면 우리 모두의 목표를 달성하게 된다. 선수들이 많이 지쳐있고, 부상자들이 있으니 휴식과 치료에 전념할 계획이다. 이후 체력이 좀 비축되면 수비나 베이스러닝, 팀배팅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다듬도록 하겠다. 특히 단기전은 수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수비 쪽을 더욱 신경 써서 훈련할 생각”이라며 한국시리즈까지 남은 기간 계획을 설명했다.
/김기태기자 kkt@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