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IS가 시리아를 점령한 후 피난민들이 줄을 잇는다. 이슬람 근본주의 무장세력이 준동하는 지역마다 그렇다. 시리아에서 조각배를 타고 지중해를 넘어 서쪽으로 가다가 풍랑에 뒤집혀 수장되는 어린 생명이 1만명이 넘는다. 그 중에서`파도에 떠밀려 나와 모래밭에 얼굴을 묻고 숨져 있는 3살배기 아일란 쿠르디`의 참상을 찍은 터키 해변의 사진 한 장 앞에 세계는 통분하며 마음의 문을 열었다. 전에는`매우 골치아픈 일`이라 여겨 난민들에게 문을 닫아 걸었고, IS박멸에도 소극적이었다.
독일은 “오는 난민을 다 받겠다”고 하고, 영국 캐머런 총리는 “난민 1만8천명을 데려오겠다”고 하고, 아일랜드는 당초 600명으로 제한하다가 지금은 1천800명으로 늘렸다. 부자들도 난민수용에 앞장섰다. 핀란드의 IT기업인 출신의 백만장자 시필레 총리는 자신의 거대한 저택을 난민수용소로 쓰겠다 하고, 이집트 통신재벌 나구이브는 지중해에 있는 섬 하나를 사들여서 `난민공화국`을 만들겠다고 한다. 그 섬에 주택과 공장 등을 지어 자급자족할 수 있는 정주기반을 조성할 생각이다. 3살배기 어린 생명이 인간의 `4단7정`을 불러일으켰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탈북난민들을 생각한다. 굶어죽지 않기 위해 목숨 걸고 두만강을 건너 그 멀고먼 중국 대륙을 횡단해 인도차이나반도 제3국까지 와서 한국행 비행기를 타거나, 조각배를 타고 내려온 북한 주민들을 우리는 따뜻이 맞고 있지만, 북에서는 “2명 이상 탈북한 가구 전원을 정치범수용소에….”라는 법을 만들었다. 시리아 사람들은 `탈출할 자유`라도 가지는데….
/서동훈(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