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산강미래포럼 첫 포럼
형산강미래포럼이 경주와 포항 시민들의 두 도시 공공번영에 대한 한결 같은 기대를 안고 출범한 이래 전문가들과 함께 심도 깊은 모색의 첫번째 성과를 얻어냈다. 제1회 포럼은 `포항·경주의 비전과 에너지 클러스터`라는 주제로 두 도시가 양성자·제4세대 등 국내 유일의 3대 가속기를 보유하고 국내 최대의 원전 밀집지인 경북동해안의 특성을 기회로 활용해 차세대 공동 성장동력을 모색하는데 합리적 대안을 제시했다. 본지는 시민들의 이해를 돕고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이날 포럼의 주요 내용을 발췌했다. 기조강연 한국경제의 도전과 포항경제의 과제
박재완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
우리나라는 경제성장률이 197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점차 하락하는 추세이다. 최근 들어서는 우리경제가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에 비해 실질 성장률은 미치지 못해 이른바 `GDP갭`이 발생하고 있다. 이같은 압축성장의 요인에는 높은 교육열과 근로의욕과 기업가정신, 전문가중심의 경제정책 등이 손에 꼽히고 있다. 그러나 이로 인해 빠른 속도로 고령화현상이 발생하면서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고 생산성 증가세가 둔화되며 내수부진이 이어지는 등 구조적 애로로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정체기에 유일한 돌파구로 작용할 수 있는 것은 통일이다. 독일의 경우 1990년 통일 당시 서독의 GNI가 동독의 8배였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현재 44배에 이를 정도로 엄청난 격차를 보이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재정부담이 우려되며 이는 국민전체가 감내해야 하는 부분이다. 기후변화에 대한 이슈도 관심거리다. 현재 세계는 지구 하나가 감당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가스를 배출하고 있다. 결국 이는 화석연료를 대신할 대체연료 개발 가속화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 이같은 세계경제의 변화에 발맞춰 포항경제를 분석해본다면 쉽게 접근할 수 있다. 1968년 포항제철의 출범과 함께 시작된 1차도약은 1998년 조강생산능력 세계 1위로 발돋움하기까지 엄청난 성장을 거듭해왔다. 그러나 최근들어 고령화와 함께 줄어드는 생산인구, 철강 등 주력산업의 성장세둔화로 구조적 애로를 겪고 있다. 이같은 문제점을 극복하고 2차도약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미국 대표 공업도시인 보스턴과 디트로이트의 사례를 되짚어볼 필요성이 있다. MIT와 같은 R&D의 집적이 뒷받침돼 재도약을 이뤄냈던 보스턴과 자동차, 조선 등 중공업에 안주해 침체에 빠져있는 디트로이트가 겪은 과정을 분석, 장점을 흡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R&D클러스터 심화 및 기술사업화 연계, 국내 최고 기업정주여건 조성, 풀뿌리공동체 플랫폼 구축 등으로 포항·경주 양도시가 발전을 추구해야 할 것이다.
주제발표 경주·포항 에너지·환경 산업 클러스터 육성 전략이재영 한동대 기계제어공학부 교수
경주와 포항은 `물과 불`이라는 단어로 도시를 정의할 수 있다. 인문, 정신 등을 의미하는 물의 도시 경주와 물질, 기술 등을 대표하는 불의 도시 포항이 바로 그것이다. 월성원자력발전소, 방사선폐기물 처분장 등 에너지생산도시인 경주와 포스코, 철강공단 등 에너지 소비도시가 융합돼 충분한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이는 고리원자력발전소를 경계에 위치한 부산과 울산의 예를 들어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들 두 도시는 원자력발전소에서 나오는 지역개발비를 양분해 받고 있다. 울산시(울주군)의 경우 지역개발비 50억원을 해마다 지역대학인 UNIST에 투자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살펴보면 월성원자력발전소를 보유한 경주시에만 지역개발비가 투입되는 현실에 대해 다시 한번 고찰해 볼 필요성이 있다. 원자력발전소의 영향권을 놓고 보면 포항시도 충분히 그 테두리에 들어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경북동해안의 중심인 포항과 경주가 상생발전하기 위해서는 ICT융합형 소프트에너지 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할 필요성이 있다. 이를위해 `포항경주 에너지밸리`구축을 제안하고 싶다. 초고안전 원자력기술, 심해에너지 자원개발, 수소사회 건설 등으로 20만평 규모의 단지에서 연 70조원 매출을 일궈내고 있는 판교 테크노밸리를 벤치마킹한 포항경주 에너지밸리를 만들어 젊은 청년을 적극 흡수해 `인계북방한계선`을 만들어야 한다.
논찬서의호 포스텍 산업경영공학 교수
1990년대 한영광 운영위원장을 비롯한 여러 교수들이 일본, 중국, 한국, 러시아를 둘러싼 지역의 중심인 포항을 연구해 세계의 중심지로 가자는 취지로 환동해연구회를 구성했다. 연구를 하면서 느꼈던 지역의 두가지 문제점이 있었는데 포항이 너무 하드웨어 측면에만 치우쳐 있다는 점과 인구가 52만명에 불과한 스케일이 지닌 한계점이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미국 실리콘밸리가 지닌 두가지 특징인 타겟마켓의 전세계화, 기술자 및 연구원의 글로벌화를 적절히 접목시킬 필요성이 있다. 이를 바탕으로 포항과 경주가 지닌 장점을 극대화하는 것이 이 포럼이 지닌 목표라 생각한다. 포항과 경주가 합치면 약 100만명의 인구를 만들 수 있으며 전세계에서 두 도시가 결합해 성공을 이룬 사례 중 대부분이 이와 같은 형태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세계적인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사가 있는 시애틀과 비행기 제작업체인 보잉사가 있는 타코마가 결합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렇듯 두 도시가 결합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상호보완이다. 경주가 지닌 세계적인 문화유산과 포항이 지닌 포스코, R&D인프라 등이 결합해 약점을 보완하는 것이다. 지방이라는 표현 대신 지역이라는 표현을 쓰며 세계를 상대로 마케팅을 진행해야 한다. 이렇게 포항과 경주라는 지역을 바탕으로 세계를 향해 전진한다면 무한한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학홍 경북도 창조경제산업실장
포항·경주·울산이 동해안 R&D 특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05년부터 추진했고 최근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당초 포항으로 출발했다가 경주, 광역적 차원에서 울산까지 동해안 특구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또한 원자력과 관련해 경북도에서는 영덕·울진·경주·포항 4개 시군을 대상으로 원자력 클러스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지역은 우리나라 원전 24기 중 12기가 가동 중이기 때문이다. 포스텍·동국대처럼 인력 양성은 보장돼 있으며 원자력 발전소와 한수원 본사가 들어오게 되므로 울진에 원자력 마이스터고 등과 연계하는 원자력 특수사업을 준비 중이다. 아울러 원자력해체기술종합 연구센터를 설립하려 하는데 경주를 중심으로 포항이 도와 유치를 준비하고 있다.
가속기 클러스터 사업도 있다. 포항에는 3·4세대 방사광 가속기가 있으며 경주에는 양성자 가속기가 운영하고 있다. 내년도에 국비 확보를 통해 700억원 정도의 포항·경주 가속기 지원 등을 준비하고 있으며 연구뿐만 아니라 기업들에 상용화를 지원하고 기업들이 와서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포스코포항창조경제센터가 가동됐는데 동해안 중심지로의 역할을 한다면 이를 통해 포항과 경주가 충분히 발전할 수 있다고 본다.
로봇산업도시로의 육성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얼마 전 포항에서 수중건설로봇테스트베드 착공식이 열리는 등 국책과제와 로봇산업 중심지로 나아가게 돕겠다.
경주는 풍부한 문화유산을 보존이 아닌 활용할 필요가 있다. 문화컨텐츠미디어 사업 등을 활용해 기존의 문화와 철강에 고부가가치의 ICT가 융합된 사업을 추진한다면 포항·경주의 미래는 밝을 것이다.
이종인 원자력환경공단 이사장
준정부기관의 기관장으로 사회적 책무를 가지고 시민과 함께해야 한다고 생각해 책임이 무겁다. 지난달 28일 원자력폐기물을 자연으로 돌려보내기 위한 처분장이 완료돼 준공식을 가졌다. 월성지역 방폐장에 자유관람구역이 2만평 있다. 이곳을 창조문화공원으로 만들어 어린 청소년들의 체험장으로 가치를 만들고 보답하려 하는 생각이다. 경주는 천년신라의 도시, 포항은 명실상부한 물과 불이 상생하는 도시로 우수한 인재들과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 이를 기반으로 경북도가 주도하는 원자력클러스터는 성공할 것으로 보고있고 전체 지역이 국내 유일무이한 첨단에너지문화관광도시로 성장해 블루오션으로 무한한 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이는 어쩌면 형산강포럼이 연결고리가 되지 않을까 싶다. 다양한 전문가와 지자체 대표, 시민들도 참여하고 있어 형산강미래포럼은 100만도시의 창조적 몰을 만드는 기반이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경주와 포항의 접견지역에 창조명품공원과 몰을 만들어 특화시킨다면 이는 새로운 관광수요를 창출할 것이다. 원자력환경공단도 이를위해 창조문화공원을 만들어 형산강미래포럼을 위해 노력하겠다. 앞으로 포항·경주가 세계경제의 중심도시로 발전할 것을 기대한다.
/박동혁·전준혁·고세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