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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가족문제, 근본적 해결책 논의돼야

등록일 2015-09-07 02:01 게재일 2015-09-0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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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가족문제는 한반도 분단이 낳은 최대 비극이다. 그나마 8·25 남북 고위급 접촉 합의에 따라 오는 10월 초·중순께 금강산에서 제20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질 전망이라니 다행스럽기 그지없다.

통일부는 7일 오전 10시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추석 계기 이산가족 상봉 행사의 규모와 장소, 시기 등을 논의하는 남북 적십자 실무접촉이 열린다고 6일 밝혔다. 정부는 추석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가능한 한 빨리 진행한다는 입장이어서 북측이 주장하는 금강산 상봉을 수용할 것으로 보인다. 상봉 대상자도 작년 2월 행사 때와 유사한 남측 100명, 북측 100명이 될 전망이란다.

이번 상봉이 이뤄지면 지난해 2월 금강산에서 진행된 제19차 상봉에 이어 20개월 만이다. 올해는 남북 분단 70주년이자 한국전쟁(6·25 전쟁) 65주년인 데다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시작된 지 30주년을 맞는 해여서 이래저래 의미가 각별하다.

다만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는 남북이산가족 상봉역사가 벌써 30년이나 됐지만 남북 이산가족들은 여전히 `목이 타들어가는 듯한`고통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다수 이산가족들이 60년 이상의 세월을 서신교환이나 상봉은 커녕 서로 생사와 주소도 알지 못하는 단절의 고통 속에서 살아왔기 때문이다. 더구나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 벌써 남측 이산가족 신청자 가운데 절반 가까이는 북측 부모나 형제, 아들·딸, 친척 등 혈육의 생사 조차 확인하지 못한 채 고령으로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통일부 이산가족정보통합시스템(http://reunion.unikorea.go.kr)에서 제공하는 `이산가족 등록 현황`에 따르면 2000년 8월 제1차 이산가족 상봉 이후 올해 7월 말 현재까지 `상봉`을 신청한 남측 이산가족은 모두 12만9천698명. 이 가운데 절반에 육박하는 6만3천406명(48.9%)이 고령으로 세상을 떠났다. 지난 15년간 매년 4천227명꼴로 이산가족이 별세한 셈이다. 나머지 생존해 있는 6만6천292명의 경우도 80세 이상이 전체의 54.3%를 차지하고 있다.

생존한 이산가족들이 고령인 점을 고려할 때 이런 추세라면 앞으로 16년 안에 모두 숨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게 일천만이산가족위원회의 설명이다.

정부는 한시빨리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한 방안을 놓고 북측과 적극 협의해 나가야 한다. 이산가족 상봉 행사 외에도 전면적인 이산가족 생사 확인, 이산가족 서신 교환 및 화상 상봉, 이산가족 고향방문, 상봉 행사 정례화 등이 성사돼야 한다. 북측에도 이산가족상봉 문제를 더 이상 대남협상용 도구로 활용해선 안된다는 점을 적극 설득해 이산가족들의 한(恨)과 고통을 덜어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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