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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학평화상

서동훈(칼럼니스트)
등록일 2015-09-02 02:01 게재일 2015-09-0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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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제1회 선학평화상 시상식이 있었다. 상금은 100만 달러(약 11억원)이고, 매년 시상하며, 세계평화에 공헌한 개인이나 단체에 수여한다. 2012년 타계한 문선명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초대 총재의 염원을 기려 2대 한학자 총재가 제정했다. “인류는 한 가정” “내 평생 목표는 굶주림과 가난을 줄여 평화로운 사회를 만드는 것”이란 문 총재의 정신이 깃든 상이고, 홍일식 전 고려대 총장이 운영위원장이다. 이번 시상식에는 정의화 국회의장이 참석했고, 성악가 조수미씨와 리틀엔젤스가 축가를 불렀다.

북한 김정은 제1위원장은 문 총재 타계 3주기를 맞아 “문선명 선생은 민족의 화해와 단합, 나라의 통일과 세계평화를 위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추모메시지와 김양건 명의로 조화(弔花)를 보냈다. 문 총재는 김일성 주석 초상때 조문했고, 김정일 국방위원장 초상때는 제2인자가 갔다. 그들은 미국국적을 가졌기 때문에 북한 입국이 자유로웠다. 이 조문메시지와 조화는 박상권 평화자동차 명예회장을 통해 전달됐다.

88서울올림픽이 열릴 무렵, 문 총재와 이건희 삼성회장은 야신 소련 선수단장을 만찬에 초대했다. 그때 문 총재는 “내가 선수들에게 자동차 2천대를 선물하겠다”고 제안하고 “단 한국 운전사가 38선을 넘어 북한을 거쳐 소련으로 가져가야 한다”는 조건을 걸었다. 그러나 그때 김일성 주석이 길을 빌려주지 않아 성사되지 못했다. 그 후 문 총재는 “북한에 평화자동차 공장을 짓겠다”는 메시지를 보냈고, 김 주석이 화답하면서 둘은 평양에서 만나 활짝 웃으며 기념사진을 찍었다.

`자동차 2천대`와 `북한 평화자동차`는 한·소 수교의 밑거름이 됐고, 남·북 교류의 물꼬를 틔운 계기가 되었다. 당시 남북정상회담이 본격 논의되다가 김 주석의 사망으로 무산됐지만 `대화와 협력의 문`이 조금씩 열리기 시작하는 단초가 되었다. 정치이념과 인종과 종교와 국경을 넘어 `인류 한 가정`의 꿈이 활짝 꽃피울 때가 가까워지는 조짐인데, 선학평화상이 그 문을 여는 `열쇠`가 될 것이다.

/서동훈(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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