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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연극의 정신

등록일 2015-08-25 02:01 게재일 2015-08-2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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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가 2016년도 `문화특화지역`으로 지정됐다. 문화도시 사업은 “지역의 특화된 문화자원을 창조적으로 발굴 육성하고 이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려는 것이다. 21세기는 문화경쟁시대이고, 문화가 경제를 선도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문화는 상상력의 산물이고, 창조경제 또한 상상력의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문화와 경제는 `함께 가는 동행자`일 수밖에 없다.

포항의 문화를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포항의 연극`이다. 3·1만세운동 3년 후인 1922년 포항 영일 출신 유학생회는 동빈동 가설무대에서 5막극 `은하수를 아십니까`를 공연했고, 출연진 19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그들은 20일간 잔혹한 고초를 겪었는데, 이것이 한국인 최초의 `연극인 구속사건`이다. 연극을 통해 민족정신을 일깨우고, 독립운동으로 승화시켜 나가려는 움직임을 일제는 철저히 차단했다. 그러나 포항의 연극운동은 면면히 이어졌으니, 1925년 대송면 출신 동경유학생들이 여름방학때 `순회연극`을 감행했다. 특히 김정진은 문맹퇴치운동을 병행, 부녀자 120여명에게 한국어와 한국사를 가르쳤다. 그 무렵 포항 여성청년회와 기계청년회도 `연극은 통한 계몽운동`에 나섰다.

이같은 연극정신은 60년대 초 신상률, 최동주, 김삼일로 이어져 포항연극의 맥을 형성하고 있다. 특히 김삼일은 대학에서 연극을 가르치며 포항 최초의 `소극장운동`을 펴고 있다. 이렇게 보았을때 포항문화의 근간은 연극에 있고, 그 근원적인 정신은 고려조 포은 정몽주 선생의 충효정신과 임진왜란 당시 김현룡 창의대장의 저항정신과 구한말 최세윤 의병장의 구국정신에 닿아 있다.

포항시가 문화특화도시 조성사업에 선정돼 5년간 예산지원을 받는다면, 포항의 소극장운동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연극인 중의 극히 일부라도 다른 직업을 갖지 않고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연극을 활성화시키는 것이 `포항문화의 특화`를 바로 짚어나가는 방향이 될 것이다. 광복 70년·한일국교정상화 50년이 되는 올해, 포항연극정신을 되새겨본다.  /서동훈(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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