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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 곶감테마공원

서동훈(칼럼니스트)
등록일 2015-08-20 02:01 게재일 2015-08-2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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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이야기를 지역마케팅에 활용하는 대표적 사례가 남원의 `춘향전`이다. 해마다 춘향제를 열어 `올해의 춘향`을 뽑고 국악대전을 연다. “춘향은 남원 사람이지만, 이몽룡은 강원도 사람 성이성이다” 해서 강원도가 `이몽룡제`를 열고, `김삿갓`이 살았던 곳이 강원도라 해서 `김삿갓마케팅`을 벌인다. 심지어 `조선시대 대표적 음란물`인 `변강쇠`를 두고도 경쟁한다. `청석골`이 경기도와 전라도에 있는데, 두 곳이 “변강쇠가 살았던 곳이 여기”라며, 불에 그슬린 장승을 `증거`로 들이댄다.

아이가 하도 울어서 할머니가 “울면 호랑이가 물어간다”고 협박했으나, 울음을 그치지 않자, 할머니가 “곶감 주랴?”하자 뚝 그쳤다. 문밖에서 이 말을 들은 호랑이가 “곶감이란 자가 나보다 더 무섭구나” 생각하고 도망갔다는 이야기는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려 있어서 모르는 사람이 없는데, 아는 것과 활용하는 것은 다르다.

곶감으로 유명한 곳이 `씨 없는 반시감의 청도`와 `항아리 같이 생긴 동이감의 상주`인데, 이 동화를 `활용`한 곳은 상주다.

상주시에는 감연구기관인 경북도농업기술원 감시험장이 있는데, 여기서`상주감 품종보호 출원`을 했다. 2012년 `국제식물신품종보호협약` 발효에 따른 조치다. 출원을 해두면, 아무도 함부로 상주 동이감 종자를 가져가 재배하지 못하고, 반드시 로얄티를 내야 한다. 상주감시험장은 지난 20년간 우리나라 전역의 감나무 유전자원 274종을 수집 보존하면서 그 특성을 조사, 우량종을 선별해 품종보호 출원을 했다.

또 상주시 외남면 소은리에 `곶감테마공원`을 개장했다. 이 곳은 720살 먹은 `하늘아래 첫 감나무`라 불리우는 `감나무 조상`이 있는 마을이다. `호랑이보다 무서운 곶감`을 테마로 하고, 범모형 7개와 곶감모형 6개를 세우고, 우는 아이 `연지`와 호랑이 그림을 벽에 그렸고, 감따기 체험을 위해 모형 감나무도 만들었다.

옛이야기 `곶감과 호랑이`를 상주시가 발빠르게 선점해버렸으니, 아이디어 경쟁 시대에 청도군은 그만 한 발 늦었다.

/서동훈(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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