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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정신

서동훈(칼럼니스트)
등록일 2015-08-19 02:01 게재일 2015-08-1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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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1세대들은 `신화`를 창조했다. 이병철 삼성회장은 해마다 `동경구상`을 했다. 세계적 경제학자들의 경제전망 레포트를 받아 보고 이를 투자에 참고했다. 당시 73세이던 이 회장은 `반도체 투자`를 결심한다. `처음 가는 길`이고, “기술도 없는 작은 기업이 과욕”이란 비난이 쏟아졌지만, 그는 당시 산업은행 김준성 총재와 의기투합해서 `험난한 바다`에 들어섰고, 오늘날 세계1위의 삼성전자를 이뤄냈다.

정주영 현대 회장의 `해봤어?! 정신`앞에 불가능은 없었다. 지폐에 그려진 거북선을 보여주며 “우리는 영국보다 300년 앞서 철갑선을 만든 민족”이라며 “우리에게 투자하면 갑절로 불려주겠다”고 큰소리를 쳤고, 결국 차관을 이끌어냈다. 기술도 없고 시설도 없는 허공에 지은 회사가 `유조선 2척 주문`을 얻어낸 것은 기적이었다. 그렇게 만들어진 현대중공업은 오늘날 세계1위에 올랐다.

박태준 포스코 회장의 “우향우 정신”도 영일만의 기적을 일궈냈다. 현장사무실 오른쪽이 바다인데, “실패하면 우향우해서 모두 바다에 빠져죽자!”는 것은 목숨 걸고 종합제철소를 건설하자는 결의였다. 당시 대부분의 정관계 인사들은 “반대”였고, “그 철공소 대못이나 만들겠지” 했다. 박정희-박태준 `양박`의 `이순신 정신`이 없었다면, 오늘날 `기술력 1위, 조강생산량 5위`도 없었을 터.

LG 창업주 구인회 회장의 기업정신은 “남들이 안 한 것 중 국민이 필요로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국산 라디오 1호 `A-501`이 탄생했다. “라디오는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첨단산업이라 힘듭니다”란 임원들의 반대를 제치고 만든 라디오가 팔리지 않자 그는 5천대를 농촌에 그냥 주었고, 그것이 `라디오방송시대`를 열었다.

지금 IT인재들이 `창업` 대신 김밥집을 `개업`한다. 성공 보장이 없고, 한번 실패하면 끝이기 때문이다. 실패도 `자산`인데 정부는 계속 지원에 인색하다. 창업1세대들은 다들`무모한 출발, 실패, 재도약`이란 과정을 거쳤다. 우리의 인재들이 이런 창업정신을 이어받을 풍토가 조성돼야 한다.

/서동훈(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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