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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거는 차고 넘친다

서동훈(칼럼니스트)
등록일 2015-08-18 02:01 게재일 2015-08-1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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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산시(山西)성 `위현`은 청나라 말기와 별반 다르지 않은 생활을 하는 두매산골이다. 이곳에서 초등학교 교사를 하다가 퇴직한 장솽빙(62)씨는 “이 깊은 산간벽지에 일본군 위안부 출신 할머니 수백 명이 숨어 산다”는 말을 듣는다. 장씨가 지금 하는 일은 이 피해자 할머니들을 찾아다니며 설득하는 일이다. “억울하지도 않느냐. 한국 할머니들은 낱낱이 증언해서 일본의 간악한 범죄를 고발한다. 사과를 받아내야 하지 않겠는가” 이런 설득끝에 127명의 증언을 익명으로 녹취했고, 최근 한국 국회에서 열린 한 토론회에 참석해서 이를 공개했다.

일본정부는 위안부 문제를 “전쟁때는 흔히 있을 수 있는 일” 혹은 “성 매매 여성”으로 왜곡 비하하지만, “공장에 취직시켜 주겠다”는 거짓말로 회유하거나, 강제로 나포해서 끌고간 그 악행을 증명할 증거는 계속 나온다. 중국 위현의 일도 장씨의 노력이 없었다면 영원히 묻힐 뻔했다. 중국은 이런 증거들을 계속 발굴하고 있다. 일본이 사과에 인색한 만큼 중국은 더 많은 증거들을 캐내고 있는 것이다. 이른바 철증여산(鐵證如山)이다. 쇠같이 야문 증거가 산처럼 쌓였다는 뜻이다.

독도가 한국땅임을 입증하는 사진 한 장이 최근 발견됐다. 지금은 없어졌지만, 휴전협정 다음해인 1954년 8월 10일 독도 동도에 세워진 등대가 점등됐다. 이 등대를 1956년 7월 사진작가 김근원이 찍었다. 이 사진 속에는 등대 벽에 ROK(Republic Of Korea·대한민국)란 영어가 크게 씌어 있고, 다른 한 벽에는 성걸봉(聖傑峰)이라 쓴 한자가 뚜렷하다. 울릉도에 있는 성인봉(聖人峰)과 짝을 이룬 봉우리란 뜻이니, 독도는 울릉도의 부속도서란 점을 명확히 한 것이다. 독도가 한국 영토임을 입증하는 지도와 사진이 실로 `철증여산`인데, 일본은 여전히 억지를 부린다.

“인도네시아와 싱가포르 등지에 조선인 위안부 시설이 없는 곳이 없었다”는 당시 일본군 군무원의 증언도 나왔다. 손바닥으로 자기 눈은 가릴 수 있어도 하늘을 가릴 수 없다.

/서동훈(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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