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들의 속내가 자못 궁금해진다.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회에서 300명인 국회의원 수를 369명으로 증원(안)을 내자 원내대표가 즉각 390명으로 화답하고 나섰는데 요지는 36명인 비례대표를 서너 배 늘리자는 발상이다. 국민들의 시선이 차갑다. 국가 경제 현실과 동떨어진 한심함과 대리운전 기사 폭행 등 사건과 막말의 중심에 항상 비례대표 의원들이 첨병처럼 포진해 왔기 때문이다.
세월호대책위원회 예산안이 설왕설래하고 있다. 금년 6개월 분 요구 예산 160억원이 동호회비 등 절사로 89억 원으로 삭감된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 9·11테러조사위원회가 21개월 동안 165여억원을 쓴 것과 비교해 보면 진위의 파악이 어렵지 않다. 참척의 슬픔은 크다. 그러나 그만 내려놓아야 할 때가 되었다. 어쨌든 그들이 독립군이나 천안함 전사자 등에 우선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1999년 씨랜드 청소년수련원 화재 당시 유치원생 사상자 28명과 2003년 대구지하철 참사 사상자 343명의 경우도 한 번쯤 되돌아보아야 한다.
산상 노인은`하산 사바흐`의 별호다. 그는 11세기 말 이란 엘부르즈산맥에 알무트 요새를 구축한 후 칭기즈칸의 손자 훌라구칸에게 함락될 때까지, 정예 암살단을 이끌며 배후에서 160여 년 동안 중동의 질서를 지배했다. 혼돈을 넘어 그만의 정의와 가치의 깃발을 드날린 것이다.
신중년이라는 용어가 대두되고 있다. 60~75세의 노인들을 지칭하는 말로 그만큼 수명이 증가했다는 표증이리라. 그러나 이면에는 노인들의 생활고와 각종 범죄가 도사리고 있다. 그래도 나는 기대해 본다. 노인들 중 그 누구라도 한 사람, 대한의 산상 노인이 되어 탕평보다는 질서를, 방자보다는 염치의 힘찬 깃발을 세워 주기를.
/眞易 전병덕(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