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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곽규진(목사)
등록일 2015-07-24 02:01 게재일 2015-07-2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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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찍다보면 흐릿하게 나올 때가 있다. 초점이 안 맞아서 생긴 경우다. 초점을 맞추기는 좋은 사진을 얻는 필수적인 조건이다.

초점을 맞추는 일은 삶에 있어서 더욱 중요하다. 한 생애에는 두가지 위대한 날이 있다. 태어날 날과 왜 태어났는지 그 이유를 발견하는 날이다. 삶의 목적을 바로 아는 것은 의미 있는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서 참으로 중요한 초점 맞추기이다. 인생에서 초점은 사명감이다. 성공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정체성이다. 정체성은 `또 다른 나`이고 행복의 근원이다.

최근 갤럽은 세계 143개국을 대상으로`행복한 나라`순위를 발표했는데 우리나라는 118위인 하위권에 머물렀다.

소득과 무관하게 모든 계층에서 과거보다 불행하다고 느낀다고 응답했다. 한마디로 우리 사회 전체가 총체적인 우울감에 빠져 있는 것이다. 왜 이렇게 우리 국민들의 행복지수가 크게 떨어졌는가? 많은 사회 전문가들은 그 원인을 이 세대에 대표적인 트렌드로 자리잡은 불확실성의 증가로 꼽고 있다. 자신들의 삶과 미래가 불투명하고 불안하다 보니 행복하다고 느낄 수가 없다는 것이다. 현대는 불확실성의 시대다. 충격적인 사건 사고가 우리 사회에 깊은 불행감을 심었다. 최근 몇 년 동안 우리는 엄청난 사건들을 경험했다.

매번 `기상관측 이후 최대`라는 수식어를 갈아치우는 이상 기후를 비롯하여 우리 사회를 집단적 충격으로 몰고 간 세월호 사건, 최근에 메르스 사건 등 갖가지 위기의 연속이다. 울리히 벡(Ulrich Beck)이 설파했던 `위험사회`에 살게 된 것이다.

현대인들은 이러한 자신들의 불안함을 해소할 수 있는 든든한 안전장치를 원한다. 그러나 아무리 안전장치를 마련해도 끊임없이 우리를 찾아오는 불안감을 완전히 해소할 수가 없다. 자신의 생에 대한 정체성을 확립하는 일, 일생을 몰두할 수 있는 사명감을 찾는 일, 그것이 인생을 행복하게 하는 근원적 비결이기 때문이다. 불안과 불행의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삶의 초점 맞추기로 사명감과 행복의 선순환의 구조로 살기를 희망한다.

/곽규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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