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원유철 원내대표의 `바둑철학`

등록일 2015-07-15 02:01 게재일 2015-07-15 19면
스크랩버튼

새누리당 당헌 83조에 “원내대표는 교섭단체 대표로서 국회운영에 관한 책임과 최고 권한을 가진다”고 돼 있다. 당 운영은 당대표가, 국회운영은 원내대표가 맡는 것이다. 원내대표는 `소속 의원의 상임위 배정, 원내수석부대표와 원내부대표, 정책위 부위원장과 정책조정위원장 및 부위원장 임명`등의 권한을 가진다. 원내대표자리는 당대표, 국회의장, 입각 등으로 영달하는 디딤돌이 되기 때문에 3선 이상이면 다들 탐낸다.

그러나 원내대표 자리는 `양날의 칼`이다. 원내대표(과거 원내총무)를 두번이나 지낸 한 전직 국회의장은 “원내대표는 권한을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 소속 의원의 의사를 받드는 최고의 명예로운 자리”지만 “그러나 소모품”이라고 했다. 의원들을 위해 봉사하며, 정치적으로 책임질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떠나는 자리라는 것이다. 원내대표와 당대표는 이원집정부제에서 총리와 대통령에 비유되기도 한다.

유승민 전 원내대표가 `대통령과 국정철학을 함께 하지 못한 이유`로 엄청난 파동을 일으키며 물러난 후 원유철 의원과 김정훈 의원이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에 합의추대됐다. 친박이니 비박이니 하는 당내 계파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경선이 아닌 합의추대 형식을 취한 것이다. 김무성 당대표의 뜻이 잘 반영된 결과였고, 이른바 `비박·비노 연합 신당설`을 조기 진화하려는 조치였다.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당이 `핵분열` 현상을 보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원 원내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첫째도 민생, 둘째도 민생, 셋째도 민생”이라 했다. 당·청간 원활한 소통과 협력 속에서 민생을 챙기고, 경제를 살리는데 집중하는 것이 원내대표와 정책위 의장의 임무라는 것이다. 원 원내대표가 수도권 출신이니, 정책위 의장은 영남권에서 선택함으로써 김무성 당대표의 탕평인사정책과도 부합하는 간택이었다. 또한 당직 인사에서도 `계파 탕평 원칙`이 적용되었다. 총선을 앞두고 당 살림, 공천 실무를 책임질 사무총장에는 황진하 의원이 유력하다고 한다. 친박·비박·중도가 고루 섞여 `무채색 당`을 만들겠다는 뜻이 잘 드러나는 인사다.

원유철 원내대표에게 기대되는 것은 `바둑철학`이다. 그는 국회 기우회 회장이고, 한·일 의원 바둑대회를 주선했고, 11일 한일수교 50주년 기념 친선바둑경기를 열었다. 이날 원 회장은 일본 간 나오토 전 총리와 맞붙어 불계패했다. 대국을 지켜보던 조훈현 9단은 “원 의원이 일부러 져준 것같다. 기우회 회장을 하실만하다”고 논평했다. `져줄 줄 아는 것`도 바둑의 미덕이란 말이다. 대국적(大局的)이란 말이 있고, “쫌뜨면 지나니 대해로 나가라”란 기훈도 있다. 계파에 매몰되거나, 당리당략에 얽매이지 말고, 민생을 바라보는 `큰 눈`을 가진 원내대표가 되기를 기대한다.

Essay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